[베스트 클리닉] 연세사랑병원 인공관절 수술 필요한 '말기 관절염'… 3D 프린터 활용해 수술 정확도 높여
주부 이모(67·서울 서초구)씨는 폐경이 끝난 직후인 5년 전부터 양쪽 무릎 통증으로 고생했다. 처음엔 시큰한 증상이었는데, 지난해 초부터는 밤에 잠을 설칠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외출을 할 때면 걷다가 주저앉아 쉬기를 반복했다. 이씨는 지난해 7월 병원에서 무릎 퇴행성관절염 말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상태라는 게 당시 이씨를 진료한 전문의의 견해였다. 수술 자체에 대한 두려움은 있었지만, 상담 과정에서 정확하고 안전하게 이뤄진다는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을 소개받고 10월 초 수술을 받았다.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이란 환자의 무릎을 MRI(자기공명영상)나 CT(컴퓨터단층촬영)로 찍은 뒤 실제와 똑같이 모형을 만든 것을 활용해 인공관절을 정확한 위치에 끼워 넣는 수술법이다. 수술 후 약 1년이 지난 지금 이 씨는 무릎 통증을 느끼지 않으면서 가벼운 등산도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퇴행성관절염, 치료 가능한 초·중기 지나면 수술 필요
퇴행성관절염이 있다고 무조건 수술을 받을 필요는 없다. 퇴행성관절염은 연골 손상 정도에 따라 초기, 중기, 말기로 나뉜다. 초·중기에는 무릎이 붓고 시큰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계단을 내려갈 때 주로 통증을 느낀다. 이때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 주사치료, 관절 내시경 치료를 통해 관절을 보존하면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초·중기 치료에 실패하거나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해 말기에 이르면 상황이 달라진다. 밤에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극심하고, 앉았다 일어서는 것이 어려워진다. 이 경우 인공 관절 수술을 통해 통증을 줄이고 무릎의 운동성을 높여야 한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권오룡 원장은 "염증이 있는 관절을 인공관절로 바꿔 통증을 없애고 무릎 관절 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며 "통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해 무릎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연세사랑병원 맞춤형 인공관절 연구팀이 수술 계획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동범 과장, 서동석 소장, 권오룡 원장, 탁대현 과장.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시간 단축·부작용 줄여
최근에는 기존 인공관절 수술을 발전시켜, 첨단기술인 3D프린터를 접목해 환자의 무릎에 맞게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추세다. 3D 프린터를 이용한 맞춤 인공관절 수술은 크게 3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MRI나 CT로 환자의 무릎을 정밀하게 촬영한 뒤, 3D프린터를 활용해 무릎의 입체 모형을 만든다. 그 다음 손상된 관절을 정확하게 자를 수 있도록 틀(맞춤형 절삭유도장치)을 만들고, 이 틀로 환자의 뼈 손상 부위를 자르고 인공관절을 삽입한다.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전에 무릎 관절의 손상 정도, 주변 뼈와 인대의 상태, 고관절부터 발목까지 이어지는 중심축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나서 수술을 하기 때문에 인공관절을 정확하게 삽입할 수 있다. 기존의 인공관절 수술은 의사가 눈대중으로 뼈를 잘라내고 인공 관절을 맞춰 끼우는 방식으로 진행해 관절을 너무 많이 자르거나 작게 잘라 통증이 생길 수 있고, 자르는 각도가 맞지 않으면 일직선을 이뤄야 할 허벅지 뼈와 정강이뼈가 어긋나 인공관절의 수명이 줄어드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하지 정렬을 맞추고 인공관절의 위치를 찾는 과정이 축소되면서 수술시간도 단축되고, 수술 중 주변 뼈나 인대, 근육을 건드리는 과정도 줄어 출혈이나 감염 등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다리 중심축에 맞는 정확한 위치에 인공관절을 삽입해 무릎 관절의 균형을 맞추기 때문에 인공관절의 수명 증가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맞춤형 인공관절 제작 프로그램 개발로 비용·시간 단축
강남 연세사랑병원은 퇴행성관절염 말기 환자들을 위한 맞춤형 인공관절 연구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3D프린터를 통해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 도구를 제작하는 기술을 도입했다. 또 3D프린터 입체 모형을 제작하는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 수술 전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였다. 과거에는 모형을 만들기 위해 미국으로 환자의 영상 자료를 보내야 해서 수술 전 걸리는 시간이 6~7주였다면, 현재는 1~2주 전에 수술계획을 세우고 3D 입체 모형을 만들어 수술 도구를 출력할 수 있다. 비용은 기존 인공관절 수술과 같다. 강남 연세사랑병원이 자체 개발한 3D 입체 모형 제작 프로그램은 국내 특허 출원을 마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