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돼지에게 먹이는 ‘사료’…식품법 적용해 안전관리해야

한국식품안전연구원, 식품안전시스템에 사료 관리 포함하는 건 세계적 추세

소·돼지·닭 같은 식용 동물에게 먹이는 사료에 대한 엄격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리나라는 식용동물 사료를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사료에는 항생제·호르몬·살충제·화학비료 성분 등 다양한 성분이 들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사료에 대한 안전관리가 소홀해 유해물질에 오염된 사료를 먹은 소나 닭 등을 사람이 오랫동안 섭취하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미지
한국식품안전연구원이 주최한 '식용동물 사료의 관리현황과 안전성' 미디어워크숍. 왼쪽부터 오상석 한국식품안전연구원 원장, 정승헌 건국대 교수, 조윤미 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사진=한국식품안전연구원 제공
한국식품안전연구원은 22일 ‘식용동물 사료의 관리현황과 안전성’ 미디어워크숍에서 “현재 한국은 미국·EU같은 선진국과 달리 소·돼지·닭 등에 먹이는 사료를 사료관리법에 의해 관리하고 있다”며 “사료를 먹은 가축을 사람이 섭취한다는 점에서 사료는 식품위생법에 따라 엄격한 관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료관리법은 사료의 수급 안정과 품질관리를 통한 ‘축산업 발전’을 목적으로 하지만, 식품위생법은 식품 위생상 위해를 방지하는 등 ‘국민보건 증진’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영국과 EU, 미국, 일본 중국에서는 사료의 안전 관리가 식품위생법에 포함돼 관리되고 있다. 한국식품안전연구원 오상석 원장(이화여대 식품공학과 교수)은 “이들 나라는 광우병 발병 등을 통해 식용동물의 사료가 식품안전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며 “우리나라 식품위생법에는 사료 안전관리에 대한 조항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축 사료에 첨가된 물질로 인해 국내 외에서 문제가 된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 2007년 중국의 사료 수출기업들은 유해 화학물질인 멜라민이 첨가된 애완동물 사료와 돼지, 닭 사료를 미국 등에 수출해 애완동물 4000여마리가 이 사료를 먹고 죽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듬해 국내에서도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완두콩 전분찌꺼기가 들어간 양식 어류와 개 사료에서 멜라민이 검출돼 문제가 되기도 했다. 멜라민은 식품용이 아닌 공업용 첨가물로 같은 해 중국에서는 멜라민이 들어간 분유를 먹은 영유아 4명이 사망했고, 5만 여명이 신장결석이나 신부전에 걸리는 일이 발생했다..

독일에서는 2011년 다이옥신에 오염된 계란이 유통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었다. 조사 결과 2010년 11월부터 한달간 다이옥신이 들어간 동물 사료 첨가물이 25개 사료 생산업체에 공급돼, 최대 15만톤에 이르는 동물 사료에 다이옥신이 포함됐을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에서는 닭 사료에 발암물질인 비소가 첨가돼 사람들이 수십년 동안 비소가 함유된 닭고기를 먹어온 사실이 2013년에 밝혀졌다. 미국 화이자의 자회사가 만든 록사손이라는 닭 사료는 미국 내에서는 판매를 중지했으나 회사측은 외국에서 규제가 없다면 판매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조윤미 대표(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는 이번 미디어 워크숍 발표에서 “식용동물 사료가 소비자 안전 이슈가 되는 것은 기축이 먹는 것을 소비자가 먹게 되고, 이 사료가 안전하지 않을 경우 독성이 소비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라며 “사료관리를 제대로 안하면 독성의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정승헌 건국대 동물자원학과 교수는 “축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식이 급격히 변화되고 있어, 사료의 안전성과 가축 사육의 친환경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전환이 요구되고 있다”며 “그러나 식품 안전에는 비용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소비자들이 알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교수는 “유해사료에 대한 법 규제만으로는 사료의 안전성이 확보될 수 없으며 사료 제조에 관여하는 종사자들의 인식 제고와 품질관리 기술 및 유해성분 분석기술 향상에 대한 부단한 연구개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