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취재] 미국감염병학회
비싸지만 한 번만 맞아도 돼… 중이염·패혈증도 예방
美, 노인 무료 접종 시행
폐렴은 영유아·노인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2014년 국내 사망 원인 5위(1만2021명)를 차지했으며, 올 상반기 총 입원 환자 중 폐렴이 원인인 경우가 15만8239명으로 가장 많았다. 폐렴을 유발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폐렴구균이라는 세균 때문에 생긴 폐렴이 위험하다. 다행히 폐렴구균 폐렴은 백신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다당질로 만든 폐렴구균 백신을 무료로 접종해준다. 그런데, 지난 8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감염병학회(IDWeek 2015)에서 "단백접합 백신이 기존 백신보다 비싸도 예방 효과 때문에 더 경제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침습성 질환 막는 단백접합 백신
현재 우리나라 보건소에서 노인들에게 무료 접종해주는 백신은 폐렴구균을 둘러싸고 있는 다당질을 뽑아 만든 백신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90여 개의 폐렴구균 중 23개의 폐렴구균 감염을 막아주지만, 예방 효과가 일관적이지 않고 지속 기간이 짧아서 5년에 한 번씩 맞아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13개의 폐렴구균에 예방 효과를 내는 '단백접합 백신(프리베나13·한국화이자제약)'은 항체 기억력이 있어서 한 번만 맞아도 되며, 폐렴구균으로 인한 중이염·패혈증 같은 침습성 질환 예방 효과도 갖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미국에서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단백접합 백신을 무료로 놔준다. 대한감염학회도 단백접합 백신을 우선적으로 접종할 것을 권고하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아직까지 국가 예방 접종 가이드라인에는 반영되지 못한 상황이다. 단백접합 백신의 가격은 다당질 백신의 두 배 정도다.
◇"비싸도 예방 효과 커 더 경제적"
이번 학회에서는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정부 차원에서 단백접합 백신을 우선적으로 접종했을 때 얻는 이득이 크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캐나다의 연구인데, 캐나다도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노인 및 고위험군(천식·당뇨병 환자, 면역저하자 등)에게 다당질 백신을 무료로 접종해주고 있다. 단백접합 백신의 효용성을 보기 위해 8만5000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연구했더니, 단백접합 백신을 우선 접종했을 때 폐렴을 45%, 침습성 질환을 75% 예방해 사회·경제적 이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에서 단백접합 백신에 대해 강연한 킨드레드병원 감염내과 티나 초프라 교수는 "단백접합 백신이 다당질 백신에 비해 더 우수한 면역 효과를 낸다"며 "노인에서 폐렴구균으로 인한 폐렴 발병률이 높은 만큼, 단백접합 백신 접종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단백접합 백신
폐렴의 주요 원인인 폐렴구균을 싸는 다당질에 특정 단백질(CRM197)을 결합해 만든 백신으로, 폐렴구균을 막는 효과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