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엔 니코틴 외 발암 물질 60종 함유 복약·심리 치료 병행해야 성공률 높아… 진료비 정부 지원·무료 금연 캠프 운영
"담배에 심하게 중독된 사람이 금연을 하려면 약 복용과 심리상담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들에게 무조건적인 금연을 강요하는 것은 고문입니다. 흡연자들은 도와줘야 할 환자이지 괴롭혀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금연은 약을 복용하는 등 전문적인 치료를 받았을 때 성공률이 훨씬 높아진다. 사진은 경기북부지역금연지원센터 서홍관 교수가 담배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경기북부지역금연지원센터 서홍관 교수(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흡연자들이 아무런 도움 없이 금연을 시도하고, 이에 실패하면 사회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담배를 끊지 못하고 계속 피우는 것은 습관이 아니라 뇌에 변화가 생기는 일종의 중독 질환이라는 게 서 교수의 주장이다. 세계질병분류기호에 따르면 흡연은 '담배로 인한 정신·행동적 장애'다.
◇혼자 힘으로 담배 끊는 사람은 3% 불과
흡연은 건강에 수많은 악영향을 끼친다. 폐암, 방광암, 위암, 췌장암 등 약 10여 종의 암 발생에 관여하는 것도 그 중의 하나다. 췌장암은 환자의 90%가 1년 안에 사망하는 치명적인 암인데,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금연이다. 연구에 따르면 금연을 하면 췌장암 발생 위험을 약 30% 낮출 수 있다고 한다. 서홍관 교수는 "담배에는 발암 물질이 60여종이나 들었다"며 "특정 음식이나 물건에서 발암 물질이 아주 소량만 검출돼도 판매가 금지되고 뉴스에 나오는데, 발암 물질 덩어리인 담배는 버젓이 판매되고 흡연자도 많다는 것은 매우 역설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담배를 끊기 어려운 이유는 우리 몸이 담배에 든 '니코틴' 성분에 의존하게 되기 때문이다. 서울금연지원센터 김대진 교수(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담배를 피우면 뇌에 있는 니코틴 수용체의 수가 증가한다"며 "그럴수록 몸이 필요로 하는 니코틴 양이 늘어나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결국 흡연량을 계속 늘려야만 우리 몸이 쾌락을 느끼고 안정을 찾게 되는 것이다. 김 교수는 "니코틴 수용체 수가 다시 줄어들려면 3~6개월이 걸리는데 이 기간을 혼자 힘으로 버티는 사람은 약 3%에 불과하다"며 "이때 약이나 심리 상담의 도움을 받으면 금연율이 50% 이상으로 올라간다"고 말했다.
◇약값 지원, 금연 상담 등 지원 프로그램 많아
금연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다양하지만 이를 활용하는 사람은 여전히 적은 편이다. 김대진 교수는 "금연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병원과 정부에서 다양한 금연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며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금연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데 참여율이 저조한 편"이라고 말했다.
▷상담·약값 지원=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2월부터 일부 의료기관(병의원·보건소 등)을 지정해 '금연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지정된 의료기관을 찾아가면 금연을 위한 상담을 최대 12주 동안 6회 받을 수 있고, 1년에 총 2회까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진료비·처방비, 금연치료의약품 구입비의 80%를 지원받는다. 금연 치료 의료기관은 전국에 약 2만 곳이 있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금연 치료프로그램을 모두 이수할 경우 본인부담금의 80%를 인센티브로 지급받는다.
▷금연 캠프=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지난 3월부터 지역별로 국내 18개의 국가금연지원센터〈표〉를 만들었다. 국가금연지원센터에서는 금연 캠프를 운영하고 있는데 4박 5일 짜리, 1박 2일 짜리 프로그램 두 가지가 있다. 금연을 위한 심리상담과 약 처방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금단 증상은 담배를 끊은 첫 주에 가장 심한데, 이때 4박 5일 짜리 캠프에 참여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4박 5일 프로그램은 월요일, 1박 2일 프로그램은 금요일 오후부터 진행된다.
▷전화상담=국립암센터에서 진행하는 무료 프로그램으로, 전문 금연상담사가 금연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평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전화 번호는 1544-903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