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노인, '패치형 멀미약' 사용 금물

입력 2015.09.09 05:30

보행장애·언어장애 유발
일시적 치매 증상 생기기도
만진 뒤 눈 비비면 시력 저하

평소 차를 타면 멀미가 심한 김모(31)씨. 최근 장거리 운전을 할 일이 생긴 그는, 약국에서 붙이는 패치형 멀미약을 사서 귀 밑에 붙인 뒤 운전을 시작했다. 그러나 김씨는 얼마 못 가 차를 세워야 했다. 눈 앞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처럼 패치형 멀미약을 사용한 뒤 시력장애나 평형감각장애, 어지러움, 배뇨장애 등 각종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패치형 멀미약이 이런 부작용을 일으키는 이유는 패치형 멀미약의 주 성분인 '스코폴라민' 때문이다.

패치형 멀미약에 함유된 스코플라민 성분은 평형감각 이상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운전자나 65세 이상의 노인은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패치형 멀미약에 함유된 스코플라민 성분은 평형감각 이상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운전자나 65세 이상의 노인은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스코폴라민은 우리 몸의 부교감신경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작용하는 것을 방해하는 성분이다. 멀미는 부교감신경이 과하게 흥분하면서 아세틸콜린이 다량으로 나와 구토나 복통이 생기는 증상이기 때문에, 스코플라민 성분의 패치를 미리 붙여두면(최소 4시간 전) 아세틸콜린을 방해해 멀미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아세틸콜린은 학습활동과 집중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때문에 우리 몸에서 아세틸콜린 작용이 저하되면 방향감각·평형감각이 둔해지고 어지러우며, 정신이 몽롱해지는 등 착란(錯亂) 상태에 빠질 수 있다.

65세 이상인 노인이나, 운전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패치형 멀미약 사용은 금물이다. 운전자가 패치형 멀미약을 쓰면 방향감각이나 평형감각이 둔해져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노인의 경우, 뇌가 노화된 상태기 때문에 인지력·주의력이 다소 떨어지는데, 아세틸콜린이 부족해지면 인지력·주의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서상원 교수는 "패치형 멀미약에 함유된 스코폴라민이 노인에게 일시적으로 보행장애·언어장애·망상 등 치매증상을 야기한다는 연구도 있다"고 말했다. 패치형 멀미약을 붙인 노인이 이상 행동을 보인다면 곧바로 약을 제거해야 한다.

전립선비대증이 있는 사람도 패치형 멀미약을 쓰면 안 된다. 전립선비대증이 있으면 요도가 전립선에 눌려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는데, 멀미약을 쓰면 그 증상이 더 심해진다. 스코폴라민이 아세틸콜린 작용을 방해하면 방광의 운동을 억제해 소변저류(소변이 방광에서 다 빠져나오지 않고 남아 있는 현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최경숙 약무팀장은 "패치형 멀미약을 사용할 때는 눈을 만지면 안된다"며 "손에 묻은 약물이 눈에 들어가면 일시적으로 시력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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