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없는 행복한 삶, 제 평생 목표입니다

<헬스&피플>문동언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20여 년 전만 해도 몸이 아프면 파스와 진통제로 버티며 참는 것밖에 방법이 없는 줄 알았다. 그런 와중에 '통증은 병이며 치료가 가능하다'며 당당히 외치던 의사가 있었다. 국내 통증의학 분야를 개척하고 발전을 이끈 문동언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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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언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국내 '통증의학의 선구자'라고 불린다 들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종종 그런 얘기를 듣습니다. 통증의학이라는 생소한 분야를 의료진과 국민에게 알렸기 때문인 것 같아요. 과거 우리나라에는 통증의학이라는 개념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고, 통증 관리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들이 마취를 하면서 부수적으로 하는 행위 정도일 뿐이었거든요.

황무지였던 한국에 어떻게 통증의학 기반을 다졌나요?
1990년대 일본 관동체신병원 통증클리닉과 미국 텍사스주립대 통증연구소에 연수를 갔어요. 직접 보니 통증의학이라는 분야가 거대하고 독립적인 진료 분야라는 걸 알겠더라고요. 귀국해서 대한통증학회에서 학술, 편집, 기획이사를 거치고 2010년 대한통증학회 회장이 됐어요. 2년의 취임 기간 동안 통증의학의 기틀을 잡고 발전시키기 위해 마취통증의학과 레지던트에게 전문 통증 연수 기회를 줘서 체계화된 교육을 했어요. 대국민 홍보가 필요해서 '통증의 날'을 개최하며 통증도 병이고,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렸죠.

'최초'라는 타이틀 붙은 치료법을 여럿 개발했다고요.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도 있고, 해외에서 쓰이던 것을 한 단계 발전시켜 국내에 최초로 들여온 것도 있어요. 18개 정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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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언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대표적인 것을 소개해 주세요.
'경막외 내시경레이저술'이라는 것을 들어 봤을 거예요. 요즘 대다수의 척추관절병원에서 허리 통증이 있을 때 권하는 비수술 요법이거든요. 허리 통증이 있을 때 초음파내시경으로 몸속 신경 상태를 보면서 약물을 뿌려, 신경의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히는 시술입니다. 신경의 압박이 풀어지고 근육이 이완되며 혈액순환이 잘 돼서 통증이 줄어듭니다.

그 외의 치료법도 궁금해지네요.
2000년대, 약을 써도 효과가 없는 편두통 환자에게 신경주사치료를 시도해 봤어요. 결과가 좋아서 지금은 널리 쓰이는 치료법이 됐죠. 미용이나 성형에 많이 쓰이는 보툴리눔톡신(보톡스)이 다양한 통증질환에 효과를 낸다는 것도 알아냈어요. 2005년에는 만성두통, 2010년에는 회음부 통증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을 냈죠. 통증 치료에 쓰이는 신경주사치료가 만성기침, 후각장애, 폐경기증후군 같은 다른 질환에도 효과를 낸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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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언 원장이 진료를 보고있다.
통증의학 한 우물만 팠다는 게 느껴지네요.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부모님이 과수원을 운영하셨어요. 몸을 많이 움직이는 일이다 보니, 어머니는 늘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다고 하셨죠. 그때마다 파스나 진통제로 당장의 통증을 달랠 뿐이셨어요. 병원에 가도 쉬는 것만이 답이고, 딱히 방법이 없다는 말만 들었거든요. 그렇게 통증에 시달리다 제가 대학에 다닐 때 돌아가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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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언 원장이 진료를 보고있다.

그때부터 통증에 관심을 둔 거군요.
네, 통증을 잡는 방법이 정말 없는 건지 궁금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미지의 학문이었기 때문에 해외로 여러 차례 연수를 갔어요. 거기서 약물로 신경을 차단함으로써 통증을 없애는 걸 봤습니다. 신선한 충격이었죠. 연구하면 할수록 통증 잡는 방법이 무궁무진하게 개발될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공부합니다. 지금의 것보다 더 빠르고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다고 생각하니 아직도 모르는 것 투성이 같아요.

서울성모병원에 재직하다가 지난해 6월 개원하셨다고요.
서울 서초구에 '문동언 마취통증의학과의원'을 열었어요. 서울성모병원에서 마취통증의학과 과장, 통증센터장, 가톨릭의과대학 마취통증의학과 주임교수를 지내다보니 찾아주시는 분이 많더라고요. 환자가 몰리다보니 외래를 1년 이상 기다리는 분도 있었어요. 통증은 조기치료가 중요한데, 기다리느라 적정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게 마음 아팠습니다. 문턱이 낮은 1차 의료기관을 열어서 더 많이, 자주 환자를 봐야겠다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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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언 원장이 진료를 보고있다.
통증 관련 책을 냈다고요.
지난 6월에 낸 <문동언 박사의 통증 제로 프로젝트> 말이군요. 신체 부위별로 생길 수 있는 질환, 치료법을 정리했어요. 환자가 몸이 아프기는 한데 원인이 뭔지, 무슨 병인지 몰라 막막하기만 할 때 편하게 꺼내 보고 자가진단하는 데 도움이 되기 바랐습니다. 병원 가기 전에 병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가면 막연한 불안감도 줄어들고 의사와 깊게 소통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환자에게 통증 없는 행복한 삶을 선물하는 게 제 평생의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