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임신 중 생기는 다양한 변화
'아빠육아 作作弓'은 지금은 46개월 된 아들과 11개월짜리 둘째 딸을 키워오면서 틈날 때마다 적었던 일기를 바탕으로 한 글로 채워갈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도담이와 같이 목욕을 다니게 됐다. 딸이든 아들이든 상관 없고, 설령 산부인과에서 알려준다고 해도 끝까지 거부하고 나오는 순간까지 설레임을 즐기기로 했는데, 병원에 가자마자 우리 계획은 깨졌다. "애고. 뭐 달고 있네...다음엔 아빠 애인 하나 만들면 되겠다..."
핸드폰 배경 사진으로 초음파 사진을 걸어 놨다. 사람들한테 잘 생기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뭐가 보여야 말을 할 게 아니냐고 한다. 우리 눈엔 잘생긴 도담이가 보이는데... 입체초음파도 찍었다. 손가락 발가락 모두 양쪽에 다섯개 씩이다. 당연한 건데 참 감사하다. 아이가 주수(週數)보다 조금 크다고 먹는 것 조절을 하란다. 아이가 생긴 후로 부쩍 가려먹었는데 뭘 더 어떻게 하라는 건지 잘 모르겠다.
결혼 1주년을 맞아 가족사진을 찍었다. 서로의 생일은 그냥 미역국에 쌀밥 먹는 걸로 하고 대신 결혼기념일마다 가족사진을 찍기로 했었다. 곧 태어날 도담이를 돋보이게 하려고 신생아 양말을 한 켤레 들고 촬영을 했다. 소소한 기쁨이다.
아내가 뜬금없이 내 손을 배에 이끌며 안 느껴지냐고 묻는다. 도담이와 둘이서만 노냐고 에둘러 말했지만 아직 태동을 잘 모르겠다. 배도 본격적으로 불러오기 시작한다. 임부용 쫄바지가 잘 어울린다. 더위까지 겹치면서 부쩍 피곤해한다.
퇴근 길에 지나는 과일가게에 잘 익은 복숭아가 한가득인걸 봤더니 괜히 웃음이 난다. 아내가 임신 초기였던 늦겨울에서 초봄 무렵, 뜬금없이 말캉말캉하고 물 줄줄 흐르는 복숭아가 먹고 싶다고 했다. 임신하고 혼자만 힘든 게 억울해서 새벽 2시에 자다 말고 일어나 남편에게 멜론을 사 오라고 했다는 후배녀석의 얘기도 들었던지라 복숭아 얘기를 듣는 순간 '내가 뭘 잘못했지?'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찬 바람을 맞으며 찾아간 백화점 식품코너에서 신생아 주먹만한 복숭아 2개 들이 한 팩에 '3만원 '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진심으로 고민했다. '분명히 제대로 익지도 않고 맛도 없을 복숭아일텐데' '먹고 싶다고 했으니 사야 하나' 사진을 찍어 보냈더니 맛 없게 생기고 3만원에 그 작은 복숭아를 사는 건 아니지 싶단다.
임신에, 회사일에, 집안일까지 부쩍 피곤해하는 아내를 위해 발좀 주물러줘야겠다.
tip 16주 정도면 아이의 성별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자아이의 경우 다리로 고추를 가리고 있으면 딸인줄 착각할 수 있어요. 제 주변에 임신 막달까지 딸인 줄 알고 모든 옷을 분홍색으로 준비했다가 마지막 초음파 검사에서 고추가 보여 돌까지 분홍 옷을 입고 자란 아이가 있거든요.
18주 정도면 아이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태동이죠. 어떤 분은 '장에 나비가 날아가는 느낌'이라고 표현하던데, 엄마가 태동을 느꼈다고 남편 손을 바로 배에 얹지 마세요. 바로 '무심한 아빠'가 됩니다. 두꺼운 엄마 배를 힘껏 차 아빠의 손에 태동이 전달되려면 20주 정도까지 더 자라야 하기 때문이죠. 2주 정도는 남편에게 비밀로 하고 혼자만의 행복을 느끼세요. 남편은 실망할 필요가 없어요. 조금만 기다리면 굳이 배에 손을 대지 않고도 아이가 움직이는 걸 볼 수 있으니까요.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아빠가 할 일도 늘어납니다. 무거운 몸을 하루 종일 지탱한 아내의 다리를 마사지해 주세요. 혈액순환을 늘리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리 마사지를 할 때에는 발가락에서 종아리 방향으로 밀어올려야 합니다. 위에서 아래로 내리면 가뜩이나 무리한 다리에 오히려 부담이 됩니다.
강경훈 기자의 ‘아빠 육아 ‘作作弓’
-대학교 들어가 사고 쳤으면 미스에이 수지뻘 되는 자식이 있겠지만 늦장가로 여태 똥기저귀 갈고 앉았습니다. 학부에서는 심리학, 대학원에서는 뇌과학을 전공하면서 책으로 배운 교육, 육아법을 늦게나마 몸소 검증하고 있습니다. 똑똑한 아이보다 행복한 아이, 행복을 퍼뜨리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인데 생각만큼 쉽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