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 탐방 - 대한치과교정학회
요즘은 치아교정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제대로 된 정보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 이들을 위해 대한치과교정학회에서 발벗고 나섰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인지 병원이 꽤 한산한 것 같네요.
지난주에 환자 39명이 예약돼 있었는데 절반이 안 왔더라고요. 아무래도 병원에 오는 것 자체를 꺼리는 거 같아요. 감염자와 직접 접촉하는 게 아니면 상관없는데 과민반응하는 거죠. 발병 초기에 정보를 제대로 제공했더라면 이렇게 심각해지지 않았을 텐데 그게 안타깝네요.
지난 5월 31일에 '바른이의 날' 행사가 있었죠. 올해 행사는 어땠나요?
한마디로 하자면 행복한 행사였죠(웃음). 상담받은 환자만 170명 정도 됐고, 함께 온 가족들까지 하면 정말 많은 분들이 찾았더라고요. 서울대에서 진행했는데 돗자리를 가져와서 나들이를 즐기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조금씩 입소문이 나니 참여하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요.
올해로 3년째인데 그동안 많이 발전했나요?
처음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어수선했어요. 일회성 행사가 될지 모른다는 걱정도 있었고요. 지금은 주위에서 많이 도와줘서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 행사가 짜임새 있으니 자신감도 생겼죠. 내년에는 더 좋아질 겁니다(웃음).
'바른이의 날' 행사는 어떤 계기로 시작한 건가요?
예전에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치아교정에 대해 간담회를 한 적이 있었어요. 근데 치과에 전문의가 있다는 걸 모르더라고요. 기자조차 모르니 국민들은 오죽하겠나 싶었죠. 그래서 대국민 홍보 차원에서 행사를 기획한 겁니다.
청소년 치아교정 지원사업에
인생 멘토 역할까지
치아교정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게 많다는 건가요?
그럼요. 일단 치아교정에 대해 미용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물론 미용적인 면도 중요하죠. 치아교정을 하면 자신감이 생기니까요. 성격도 달라집니다. 논문으로도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또 치아교정은 한 번 하면 평생 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거예요.
치아교정은 한 번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치아가 썩어서 금으로 씌우면 더 이상 안 썩는 줄 아는데 그 밑에서 또 썩거든요. 교정도 마찬가지예요. 한 번 교정했더라도 치아는 계속 변합니다. 노화도 진행되고요. 그래서 계속 관리해줘야 합니다. 시력이 나빠 안경을 맞췄다고 생각하면 쉬워요.
대부분 청소년기에 치아교정을 하던데 그게 옳은 건가요?
모든 사람이 교정을 해야 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해야 하는 경우라면 청소년기에 하면 훨씬 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성장하는 데도 영향을 끼친다고 하니까요. 언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면 치아교정 전문의와 상의하면 됩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치아교정 지원사업을 하는 걸로 아는데요.
청소년기에 치아교정을 하면 좋은데 교정하고 싶어도 못 하는 아이들이 있거든요. 장학생 중에 그런 아이들을 선별해서 치아교정을 해주고 있죠. 교정을 하려면 3~4년이 걸리는데, 그 아이들이 치료받으러 다니면서 인생 상담까지 합니다. 치아교정 전문의가 멘토 역할까지 해주는 거죠.
단순히 치아교정만 해주는 게 아니라 아이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 같아요.
청소년 치아교정 지원사업을 시작한 게 2003년이었는데 당시 지원한 아이들이 23명이었어요. 적은 수이지만 한 사람씩 그 지역에 사는 회원들과 매치를 시켜야 하니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그래도 아이들이 꾸준히 늘어서 올해는 140명을 지원했습니다. 그렇게 지원해준 아이들이 '바른이의 날' 행사에서 자원봉사를 했죠. 처음엔 부끄러워하던 아이들이 지금은 많이 밝아졌어요.
회장님이 직접 치료해주는 학생도 있나요?
저도 해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대학병원에 몸담고 있으니 쉽지 않더라고요. 치아교정을 하려면 발치를 하고 엑스레이도 찍어야 하는데 그런 비용을 병원에서 지원을 안 해주거든요. 그러니 대학병원이 아닌 개인병원에서 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의료관광처럼
학술대회관광을 유치하면 어떨까
지난해 4월 대한치과교정학회장에 취임했으니 벌써 임기의 절반이 지났네요.
그러고 보니 벌써 1년이 넘었네요. 아직도 학회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남은 시간이 얼마 없네요. 일단 치과 전문의 제도를 바꾸는 데 남은 임기 동안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제가 30년 전에 수련을 받았는데 아직도 전문의가 없거든요. 전문의 제도가 국민 눈높이에 맞게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치아 교정 기술이 뛰어난 편인 걸로 아는데요.
기술로는 전 세계에서 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 미국 치과교정학회에서 강연도 했어요. 이제 국제적으로 학회의 위상을 높이는 일도 해야겠죠. 우리 학술대회는 국제 학술대회가 아닌데도 외국인이 꽤 많이 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의료관광을 오는 것처럼 학술대회관광을 오게 하면 어떨까 아이디어를 짜는 중입니다. 학술대회관광, 괜찮지 않나요?(웃음)
그만큼 해외에서 기술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얘기인가요?
잘 나가고 있긴 하죠. 잘난 척한다고 욕도 먹지만 인정받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우리 학회지가 SCI(과학기술논문 색인지수)에 등재된 것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제가 학회지 편집위원으로 활동할 때 한 일입니다. 당시에 영어로 번역해서 내면 어떻겠냐고 했는데 다들 반대했어요. 우리나라 회원들이 볼 건데 뭐 하러 영어로 내냐고. 욕을 먹으면서도 결국 영어로 번역해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최초로 SCI에 등재된 거죠. 그래야 외국에서도 우리 논문을 인용할 수 있을 테고, 그렇게 해야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으니까요.
남은 임기 중에도 해야 할 일이 꽤 많네요.
그렇긴 한데 어차피 임기 중에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대국민 홍보는 물론이고 전문의 제도, 학술대회까지 회장이 누가 되든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능력이 부족해서 더 큰 일을 벌일 수 없으니 지금 하고 있는 일이라도 잘 마무리해야죠.(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