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골절 5년간 17% 증가…무릎관절염 방치하면 위험 커져

한상길(87)씨는 3년 전부터 무릎 통증으로 보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병원에서는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이 생겼다며 수술을 권유했지만, 한씨는 "다 늙어서 무슨 수술이냐"며 관절 주사만 맞으며 버텼다. 하지만 1년 전부터 증상은 더욱 심해져 무릎이 잘려져 나가는 것처럼 아팠고 걷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그는 결국 지난 3월 문지방을 밟다 미끄러져 오른쪽 고관절이 부러졌다. 그는 “미리 무릎 수술을 받았다면 통증 때문에 고생도 하지 않고 무릎 통증으로 인해 넘어지지 않아 고관절 골절도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자신처럼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늦지 않게 수술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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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절 골절 부위 그래픽/사진=조선일보 DB

◇무릎관절염이 부르는 고관절 골절

흔히 나이가 많으면 고관절 골절이 생기기 쉽다고 여기지만, 고관절 골절은 무릎 관절염이 원인일 때도 있다. 무릎 관절염이 있으면 통증이 심해 잘 걷지 않고, 운동을 하기도 쉽지 않다. 이는 다리 근력이 약해지는 원인이 된다.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균형감각까지 떨어진다. 때문에 고관절 골절이 생길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무릎 관절증 퇴행성관절염이나 외상, 세균감염 등으로 인해 무릎에 염증이 생기는 모든 질환 분석결과를 보면 무릎관절증 환자는 2009년 234만9484명에서 2013년 266만7290명으로 5년간 31만7806명(13.5%) 증가했다. 고관절 골절 수술건수 역시 2009년 1만8057건에서 2013년 2만2960건으로 4903건(27%) 증가했다.

◇고령이라도 고관절 골절 수술 필요해 

90세 이상의 초고령층의 경우 고관절 골절을 당하게 되면 수술 시 위험성과 고령의 나이 때문에 초기에는 수술을 거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관절이 골절되면 심한 통증이 동반되고 거동 자체가 힘들어진다. 심한 경우 거동이 불가능해져 환자를 보살피는 가족들이 큰 고통을 겪게 되고, 뒤늦게 다시 수술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고관절 골절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90%에 달하고 6개월 내 사망할 확률도 20~30%나 된다. 특히 장기간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면서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지고 폐렴, 혈전에 의한 뇌졸중, 욕창, 영양실조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할 위험도 크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정형외과 장준동 교수는 “초고령 환자의 경우 고관절 골절 후 가능한 조기에 수술을 받아야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며 "고관절 골절 수술 유무는 환자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실제로 장준동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90세 이상의 초고령 환자에 대한 고관절 수술의 경우, 수술이 늦어지면 환자의 생존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90세 이상 환자 중 1년 이상 생존한 집단은 고관절 골절 후 평균 6.3일 내 수술이 이뤄졌지만 1년 내 사망한 집단의 경우는 기간이 평균 11.1일로 차이가 있었다. 1년 내 사망한 집단 중 수술이 지연된 원인은 나이로 수술을 망설임, 골절인줄 알지 못함 등이었다.

장준동 교수는 “고관절이 골절됐을 경우에는 심한 통증을 겪고 거동이 불가능하게 될 뿐만 아니라 주변 가족들이 겪게 되는 고통도 크기 때문에 수술을 피하기 힘들다"며 "나이가 있더라도 이미 고관절 골절이 나타났다면 가능한 조기에 수술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