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면 각종 질병들이 기승을 부린다. 장염으로 설사를 하거나 열대야로 인해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하고, 항문에 있는 대장균이 번식하면서 방광염으로 고생하기도 한다. 더위에 지쳐 입맛도 없고, 자극적인 디저트도 싫다면 향기로운 허브차(茶)를 마셔보는 게 어떨까. 수분 보충도 되고, 인공감미료나 설탕이 들어가 있지 않아 건강에도 좋다. 소화불량이나 방광염 등 질병을 완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허브티는 질병이나 증상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소화불량에는 레몬밤, 설사에는 페퍼민트, 불면증에는 홉과 패션플라워가 도움이 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허브티 질병 완화 효과 있어
미국의 대체의학 권위자 앤드루 웨일 박사는 최근 발간한 '메디컬 허브 백과'(Style조선 刊)에서 "나는 환자들에게 의약품보다 약용식물(허브)을 더 자주 처방한다"고 말했다. 식물학자이자 의사인 그는 허브는 독성이 적고, 질병을 치료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한다. 국립순천대 한약자원개발학과 박종철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약으로 쓰고 있는 식물은 1000여 종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옥 국제 허벌리스트는 "허브를 차로 우려내면 허브에 함유된 수용성 성분을 제대로 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설사에는 페퍼민트, 불면증에는 패션플라워
여름철 고생하기 쉬운 질병에 효과가 있는 허브와, 이를 차로 우려내 먹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소화불량·설사＝레몬향이 나는 레몬밤은 위장관 근육을 부드럽게 이완시켜줘 모든 연령대가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천연 소화제다. 독일의 보건당국은 위경련이나 가스로 인한 복부 팽만에 레몬밤을 사용해도 효과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레몬밤 생(生)잎이나 건조 잎 5~6티스푼에 끓는 물 1컵을 붓고 5~7분간 우려내 마시면 된다. 설사에는 위와 장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페퍼민트가 좋다. 설사 등을 유발하는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에게 페퍼민트 오일을 처방했을 때, 처방용 치료제와 효과가 같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건조 잎은 1티스푼, 생잎은 6~8장에 끓는 물 1컵을 붓고 10분간 우려낸다. 식후에 2~3번 마시면 좋다.
△불면증＝덩굴식물인 홉은 맥주를 만들 뿐 아니라, 불면증 치료에도 쓰인다. 독일 보건당국은 수면장애가 있을 때 홉을 사용해도 된다고 말한다. 홉의 꽃(구화) 말린 것 1티스푼을 물 1컵에 5~7분간 담가둔 뒤, 잠자리에 들기 30분 전에 마시면 불면증에 효과가 있다. 패션플라워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진정제로 먹던 허브다. 허브 전문가들은 패션플라워에 함유된 특정 성분이 신경계를 안정시켜 긴장을 완화한다고 추측한다. 물 2컵에 뿌리를 제외한 건조 패션플라워 1~2티스푼을 넣고 끓는 물에 5~10분간 우려내 잠자리에 들기 전에 마신다.
△방광염＝월귤나무로 알려진 우바우르시는 서양에서 방광염 등 감염 치료제로 쓰이는 허브다. 우바우르시에 함유된 '글리코사이드' 성분은 세균 억제 효과가 있어 방광염 증상을 완화시킨다. 건조 잎 1티스푼을 끓는 물 1컵에 우려낸 다음, 하루에 3~4번 마시면 된다. 옥수수 수염인 콘실크 역시 방광염에 많이 쓰인다. '전남본초'라는 중국의 약초서에서도 옥수수 수염은 방광염이나 신장염을 다스리는데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건조된 콘실크 2~3 티스푼을 끓는 물에 15분 정도 우려서 하루 세 번 먹으면 된다.
◇역류성식도염 환자·임신부는 조심
페퍼민트의 경우, 역류성식도염이 있다면 페퍼민트에 함유된 멘톨 성분이 병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우바우르시에는 쓴맛인 탄닌이 함유되어 있는데, 메스꺼움이나 변비를 일으킬 수 있다. 패션플라워에 함유된 알칼로이드라는 성분은 자궁을 자극하기 때문에 임신 중에는 복용을 피해야 한다. 또한, 허브티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체온과 비슷한 온도로 먹는 게 좋다. 유선옥 국제 허벌리스트는 "36도 정도로 체온과 비슷한 차는 흡수가 빠르다"며 "뜨거운 물을 붓고, 15분 정도 지나면 먹기 좋은 온도가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