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지모(22)씨는 동기들보다 한 살 많다. 대입 수능시험을 망쳐 재수를 했기 때문이다. 시험을 망친 주범은 생리다. 고3 스트레스가 워낙 큰 데다 생리 기간과 수능 시험일이 겹치면서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 재수 때에는 수능 석달 전부터 미리 피임약으로 관리했다. 약을 먹는 동안에는 생리통과 감정기복이 평소보다 덜해 쉽게 넘길 수 있었다. 다행히 지씨는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다.
◇피임약, 여성 호르몬 규칙적으로 만들어
여성은 약 28일을 주기로 자궁 내막이 두꺼워졌다 얇아지고 난소에서 난자가 배출된다. 수정하지 못한 난자는 밖으로 배출되는 과정을 겪는다. 자궁벽을 두껍게 해 난포(난자를 담은 주머니)가 터질 준비를 하도록 만드는 것은 에스트로겐이라는 호르몬이고, 자궁내막을 더 이상 자라지 않게 유지해 임신을 돕는 것은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다. 프로게스테론의 분비가 줄면 자연스레 자궁내막이 떨어져 나오는데 이게 생리출혈이다. 생리는 이들 호르몬이 분비되는 리듬의 변화에 맞춰 생긴다.
하지만 스트레스, 비만, 다이어트, 과도한 인스턴트 식품·동물성 식품 섭취 등으로 제 때 생리를 하지 않거나 심하면 몇 달씩 생리를 건너뛰는 경우가 있다. 생리가 불규칙해지면서 생리혈이 자궁내막에 많이 쌓이면 이를 배출하기 위해 생리통도 심해진다. 미나벨라여성의원 조예성 원장은 "학업 스트레스가 심한 중고생은 생리불순·생리통이 심해지고 이게 다시 스트레스로 작용해 성적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생긴다"며 "이럴 땐 피임약으로 생리주기를 규칙적으로 만들면 통증이 줄어 생활이 한결 쉬워진다"고 말했다.
피임약은 임신을 막는 목적 이외에도 불규칙한 배란을 규칙적으로 만들어 생리불순을 해결해 준다. 생리기간 이외에 생기는 부정출혈을 막으며 생리전 증후군이나 생리통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조 원장은 "예전에는 미혼 여성이 피임약을 먹는 것 자체를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각도 있었지만 지금은 '호르몬 조절 목적'이라고 설명을 하면 대부분 수긍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거나 생리통이 심할 때 피임약을 먹으면 생리주기를 규칙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통증도 줄일 수 있다. 마이보라는 부정출혈, 신경과민, 부종 등의 부작용이 덜한 게스토덴이 주성분이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마이보라, 부작용 없이 생리주기 회복
피임약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들어 있는데, 이 중 프로게스테론을 어떻게 합성하느냐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현재 쓰이고 있는 프로게스테론에는 레보놀게스트렐, 게스토덴, 데소게스트렐, 드로스피레논 등이 있다. 이 중 레보놀게스트렐은 먹으면 지루성 피부염이 생길 수 있다. 피임약을 먹고 피부가 안 좋아졌다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게스토덴은 많은 연구를 통해 적은 양으로도 배란억제 효과가 뛰어나며 생리주기를 조절하는 데에 효과적이라는 게 밝혀져 있다. 마이보라(동아제약)는 게스토덴이 주성분인데, 마이보라 개발사인 독일 쉐링제약이 진행한 연구에서 무월경 여성의 98.5%, 생리불순 여성의 98.7%가 생리주기가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중남미에서 게스토덴과 데소게스트렐을 비교한 연구에서 게스토덴 성분의 피임약을 먹은 사람들이 생리주기 조절이 더 잘 된 반면, 불규칙한 부정출혈, 신경과민, 성교통, 정맥류성 불편감, 부종, 기미 등 부작용이 더 적었다.
피임약을 먹는다고 생리불순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조예성 원장은 "피임약으로 호르몬 불균형을 잡으면서 체지방을 줄이고, 적절한 운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켜야 약을 끊고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보라 같은 게스토덴 성분의 피임약은 일반의약품으로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살 수 있지만 정확한 복용법이나 자신에게 맞는 피임약을 찾기 위해서는 약사나 의사의 복약지도를 받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