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스토리

이미지
바다 품은 괌 마라톤 코스를 달리다

괌 국제마라톤 코스의 마지막 도착지는 이파오 비치였다. 아침 해가 떠오르는 바다를 바라보는 순간, 이상하게 더 달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첨벙첨벙, 해 뜨는 바다에 발 담근 채 나눈 완주의 기쁨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가족여행과 태교여행으로 찾는 괌. 괌을 뼛 속까지 제대로 즐겨보고 싶다면 '4월의 괌'을 추천한다. 핫 이벤트인 괌 국제마라톤이 4월에 열리기 때문이다. 순위 경쟁과 신기록 수립을 위한 마라토너의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다. 마치 클럽에 온 것 같은 음악과 참가자들의 옷차림, 그리고 그들의 환한 미소만이 있을 뿐이다.

이보다 더 신나는 마라톤이 있을까
마라톤 첫 출전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보다 '출발 시간에 못 일어나면 어쩌지'란 걱정에 밤새 뒤척였다. 출발시간이 새벽 3시였기 때문이다. 작렬하는 태양을 피하기 위해 새벽부터 풀코스, 하프코스, 10㎞, 5㎞ 순으로 출발한다. 물론 기자는 5㎞에 참가하지만 풀코스의 긴장감을 놓치고 싶지 않아 좀 서두르기로 했다. 숙소였던 PIC리조트와 출발지인 이파오 공원까지는 걸어서 5분. 덥고 습했던 괌의 공기가 놀랍도록 상쾌해져 있었다.

도로 한가운데 마련된 스타트 포인트는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화려한 조명 터널과 커다란 전광판, 그리고 심장박동 수를 높이는 비트의 음악까지 더해지니 '클럽'이 따로 없었다. 팽팽한 긴장감을 기대했는데 뜻밖의 장면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치어리더의 댄스가 이어지자 참가자와 응원객이 한데 어우러져 사진을 찍고 춤을 추며, 서로를 격려했다.

세상에 이렇게 신나는 마라톤이 있을까. 괌 전통 파이어댄스 공연단의 축하공연을 끝으로 선수들이 '자신과의 싸움'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점점 멀어지는 선수들 머리 위로 달빛이 평화롭게 비춰졌다.

하프코스와 10㎞에 이어 드디어 내가 등록한 5㎞ 참가자들이 출발할 시간. 어둡던 하늘이 조금씩 밝아오며 출발지는 더욱 부산해졌다. 아빠가 끄는 유모차 속에서 더없이 편한 표정으로 앉은 아기, 무릎까지 흘러내려온 유니폼을 입은 아이, 머리 희끗희끗한 노부부 등 다양한 참가자 사이로 반가운 얼굴이 눈에 띄었다.

같은 숙소에서 인사를 나눈 수원 '건강마라톤 클럽' 동호회 부부 회원들, '의리'가 새겨진 티셔츠를 맞춰 입은 젊은 청년들과 눈으로 응원 사인을 보냈다. 축제의 한가운데서 어깨를 들썩이며 드디어, 출발!

 

이미지
바다 품은 괌 마라톤 코스를 달리다

달리기? 아니 즐기기!
동이 터오는 괌 대로를 달려 나가는 기분은 아주 상쾌했다. 길 양편으로는 주민들이 나와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인근 학교 학생들은 손으로 직접 쓴 피켓을 들고 나와 북을 치며 응원하고, 음료를 나눠주기도 했다. 포기할까 하는 순간, 멀리서 들려오는 응원 소리에 발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게 신기했다. 달리지 않아도 좋았다. 지치면 걸으면 됐다. 그들과 그 순간을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어느새 반환점을 돌았고 결승지점으로 뛰고 있을 때 응원 인파 속에서 유독 두 아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두 아이는 마라토너들 속에서 제 아빠 얼굴을 발견하고는 큰 소리로 부르며 아빠를 따라 폴짝폴짝 달리기 시작했다. 가만 보니 셋이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아이의 응원에 힘을 얻은 아빠는 결승점으로 달려 나갔다. 괜스레 감동을 받은 나도 막판 스퍼트를 냈다.

마침내 도착한 결승점! 수많은 마라토너들과 응원 나온 가족들이 완주의 기쁨에 취해 있었다. 완주 메달을 임신한 아내의 목에 걸어주는 남편을 흘깃 보며 부러워하다가도, 금세 쿵쾅거리는 축제의 열기에 정신을 빼앗겼다.

스태프들은 과일과 돗자리를 나눠주며 라이브 음악이 연주되는 이파오 공원 안쪽으로 이끌었다. 푸른 잔디와 해변에 삼삼오오 모인 완주자들의 모습이 더없이 평화로워 보였다.

페스티벌에서 만난 김종우 씨(51세, 경북 의성)는 "기회가 되면 또 오고 싶다. 매년 아내와 함께 세계 유수의 마라톤에 참가했지만 이처럼 흥겹고, 현지 문화를 느끼며 달리기는 처음이었다"고 흥분하며 말했다.

자축 세리머니를 즐기기 위해 이파오 바다에 뛰어들었다. 아침 햇살을 받아 에메랄드빛으로 빛나는 바다. 분명 어제와 같은 바다일 텐데 마라톤전후로 이렇게 다르게 보이다니. 괌 여행 기회가 있다면 뜨거운 열기가 한창인 4월을 추천한다.

TIP 괌 국제마라톤 어떻게 참가할까?
괌 국제마라톤 한국사무국 홈페이지(www.guaminternational-marathon.co.kr)에서 10월부터 다음해 경기를 사전 등록 받는다. 5㎞, 10㎞, 하프코스, 풀코스 중 선택할 수 있고, 일찍 등록할수록 참가비가 저렴하다.

풀코스와 하프코스는 만 14세 이상이면, 10㎞와 5㎞는 부모와 함께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마라톤 참가는 물론 항공과 호텔, 관광 등을 묶은 여행 프로그램도 있다.

헬스조선 여행힐링사업부에서도 휴양과 마라톤 참가를 결합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문의 02-730-3471(괌 국제마라톤 한국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