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腸질환, 생물학적제제로 증상 없이 관리 가능

재발 못 막는 기존 약과 달라
환자 40%, 1년 안에 정상화
보험 적용돼 약값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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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장질환은 완치가 되지는 않지만 약으로 관리하면 평생 증상이 없이 살 수 있다. 해운대백병원 소화기내과 김태오 교수가 염증성장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최근 크론병이나 궤양성대장염 같은 염증성장질환<키워드 참조>이 늘고 있다. 이 병이 있으면 특별한 이유 없이 복통, 설사, 혈변, 구토에 시달린다. 내시경검사를 해보면 크론병은 식도부터 대장까지, 궤양성대장염은 특히 대장에 염증이 가득하다. 이 병은 류마티스관절염·건선 같이 외부 병원균의 침입이 없는데도 면역계가 정상조직을 적으로 생각해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최근에는 면역계의 이상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막는 생물학적제제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해운대백병원 소화기내과 김태오 교수는 "생물학적제제는 염증을 줄이는 것은 물론 손상된 장점막을 회복시키기 때문에 제대로 쓰면 평생 증상이 없는 상태로 지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증상 정도 따라 약 달라져

염증성장질환에 약을 쓰는 순서는 항염증제→스테로이드→면역억제제이다. 이 약들은 염증을 없애는 효과는 있지만 손상된 장 점막을 회복시키고 재발을 낮추는 데에는 큰 효과가 없다.

생물학적제제는 10여 년 전에 개발됐다. 우리 몸에 외부 병원균이 침입하면 면역세포에게 "적이 침입했다"는 신호를 보내는 염증신호물질이 나온다. 그러면 면역세포가 병원균을 물리치기 위해 모여든다. 생물학적제제는 잘 못 나온 염증신호물질에 달라붙어 기능을 못하게 막는다.

◇쥐 비장세포서 항체 뽑아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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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충민 기자
생물학적제제는 화학 약물과 달리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다〈그래픽〉. 자가면역질환에 쓰는 생물학적제제는 쥐의 비장 세포를 조작해 만든다. 비장은 항체를 생산하는 림프액을 만드는데, 이 비장 세포에 '무한증식'이 특징인 암세포를 합치면 항체를 무한으로 만드는 새로운 세포가 된다. 여기에 특정 항체를 넣어주면 이 세포는 이 항체를 계속 만들어내는 약품공장의 역할을 한다.

생물학적제제는 특정 항체를 찾는 게 관건인데, 세포에 병원균이나 염증신호물질을 넣었을 때 만들어지는 항체는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듯 모두 다르다. 이 중 힘이 세고 효과가 오래가는 항체만 골라 이 항체의 DNA를 조작해 키운다.

◇환자 40%, 1년 안에 장 '정상화'

환자의 60% 정도는 생물학적제제가 효과가 있으며, 이 중 40% 정도는 1년 안에 '무증상' 상태에 도달한다. 김태오 교수는 "이런 환자를 내시경검사를 해보면 염증이 하나도 없는 정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래도 희망적이다. 염증신호물질의 정체가 속속 밝혀지면서 막을 수 있는 염증신호물질도 늘고 있다.

김 교수는 "환자가 쓸 수 있는 무기가 다양해지면 증상을 더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기간을 정해 건강보험을 적용했지만 현재는 염증성장질환 진단을 받으면 평생 약값의 90%를 지원해 환자가 부담할 약값은 한 달에 약 10만원이다.


☞ 염증성장질환

외부 병원균의 공격이 없는데도 장(腸) 면역계에 이상이 생겨 마치 외부에서 공격하는 것으로 오인해 면역세포가 정상 장 조직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다. 설사, 혈변, 복통,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끊이지 않으며 소화·흡수가 안 돼 영양결핍이 생긴다. 류마티스관절염이나 강직성척추염 등에 쓰는 생물학적제제를 쓰면 약 성분이 염증과 관련된 물질과 결합해 면역세포가 더 이상 정상 장 조직을 공격하지 못하게 된다. 염증을 없앨 뿐 아니라 장을 건강한 상태로 되돌릴 수도 있다. 생물학적제제는 염증 물질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는 게 아니기 때문에 평생 약을 써야 하며 다 나은 줄 알고 치료를 중단하면 곧바로 재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