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못 막는 기존 약과 달라
환자 40%, 1년 안에 정상화
보험 적용돼 약값 10%
◇증상 정도 따라 약 달라져
염증성장질환에 약을 쓰는 순서는 항염증제→스테로이드→면역억제제이다. 이 약들은 염증을 없애는 효과는 있지만 손상된 장 점막을 회복시키고 재발을 낮추는 데에는 큰 효과가 없다.
생물학적제제는 10여 년 전에 개발됐다. 우리 몸에 외부 병원균이 침입하면 면역세포에게 "적이 침입했다"는 신호를 보내는 염증신호물질이 나온다. 그러면 면역세포가 병원균을 물리치기 위해 모여든다. 생물학적제제는 잘 못 나온 염증신호물질에 달라붙어 기능을 못하게 막는다.
◇쥐 비장세포서 항체 뽑아 만들어
그래픽=김충민 기자
생물학적제제는 특정 항체를 찾는 게 관건인데, 세포에 병원균이나 염증신호물질을 넣었을 때 만들어지는 항체는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듯 모두 다르다. 이 중 힘이 세고 효과가 오래가는 항체만 골라 이 항체의 DNA를 조작해 키운다.
◇환자 40%, 1년 안에 장 '정상화'
환자의 60% 정도는 생물학적제제가 효과가 있으며, 이 중 40% 정도는 1년 안에 '무증상' 상태에 도달한다. 김태오 교수는 "이런 환자를 내시경검사를 해보면 염증이 하나도 없는 정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래도 희망적이다. 염증신호물질의 정체가 속속 밝혀지면서 막을 수 있는 염증신호물질도 늘고 있다.
김 교수는 "환자가 쓸 수 있는 무기가 다양해지면 증상을 더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기간을 정해 건강보험을 적용했지만 현재는 염증성장질환 진단을 받으면 평생 약값의 90%를 지원해 환자가 부담할 약값은 한 달에 약 10만원이다.
☞ 염증성장질환
외부 병원균의 공격이 없는데도 장(腸) 면역계에 이상이 생겨 마치 외부에서 공격하는 것으로 오인해 면역세포가 정상 장 조직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다. 설사, 혈변, 복통,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끊이지 않으며 소화·흡수가 안 돼 영양결핍이 생긴다. 류마티스관절염이나 강직성척추염 등에 쓰는 생물학적제제를 쓰면 약 성분이 염증과 관련된 물질과 결합해 면역세포가 더 이상 정상 장 조직을 공격하지 못하게 된다. 염증을 없앨 뿐 아니라 장을 건강한 상태로 되돌릴 수도 있다. 생물학적제제는 염증 물질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는 게 아니기 때문에 평생 약을 써야 하며 다 나은 줄 알고 치료를 중단하면 곧바로 재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