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의 한국법인인 한국화이자제약이 한달 약값이 1천만원이 넘는 폐암 항암제인 잴코리의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심사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위원 일부에게 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과 관련, 국내 시민단체들이 심평원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약),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23일 감사원에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관리업무 부실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한국화이자제약의 한 직원은 지난해 12월 초 심평원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위원회의 일부 위원에게 “잴코리 관련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만나서 설명하고 싶다. 시간을 내 달라”는 휴대전화 문자를 보냈다.
이 위원회는 신약의 임상적 효과와 비용대비 효과를 근거로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곳으로, 제약사의 사전 로비를 막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 위원 명단과 안건 등은 철저히 비공개를 유지한다. 시민단체는 “잴코리 평가와 관련해 화이자 직원과 사전에 접촉한 참석위원이 11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사건 이후 심평원에 ‘한국화이자제약을 징계하고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으나 심평원이 3개월 동안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건강보험 재정의 누수를 막기 위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한편, 잴코리는 지난해 12월 한국화이자제약의 로비 의혹이 불거진 직후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안건 상정이 보류됐다. 하지만 이후 열린 회의에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결정됐으며, 현재 한국화이자제약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약값을 놓고 협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