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노인들은 혈압이 실제보다 높게 측정되는 '가성 고혈압'을 주의해야 한다. 가성 고혈압은 노인 고혈압 환자의 약 7%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013년 미국고혈압학회지).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를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도 많아 실제 가성 고혈압을 겪는 노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심장내과 신상훈 교수는 "가성 고혈압이 있으면 고혈압이 아니어도 고혈압으로 잘못 진단해 필요없이 고혈압 약을 먹게 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노인들은 실제보다 혈압이 높게 측정되는 가성 고혈압을 주의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제공
◇노화로 혈관 딱딱해져서 발생
혈관은 나이가 들수록 내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면서 딱딱해지는데, 딱딱해진 혈관이 가성 고혈압을 유발한다. 혈압을 잴 때는 보통 공기주머니로 팔을 세게 감싸 혈액이 통하지 못하게 한 뒤, 서서히 풀어주는 과정을 거친다. 혈액이 정체돼 있다가 공기주머니의 압력보다 혈액이 흐르는 힘이 더 커져 다시 혈액이 흐르기 시작하는 순간의 공기주머니 압력이 최고 혈압(수축기 혈압)으로 기록된다. 그런데, 혈관이 딱딱해 탄력이 없으면 공기주머니가 어느 정도 힘을 가해도 혈액은 계속 흐르게 된다. 따라서, 공기주머니로 실제 혈압보다 더 센 압력을 가한 상태에서도 혈액이 흐르기 시작하고, 기계는 이를 기록하게 되면서 최고 혈압이 더 높게 나오게 된다. 신 교수는 "120~130㎜Hg 정도의 정상 혈압이 150~170㎜Hg까지 높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양팔 혈압 모두 재봐야
따라서, 노인들은 처음 혈압을 잴 때는 두 팔을 모두 재봐야 한다. 양쪽 혈압이 20㎜Hg 이상 차이나면 가성 고혈압일 수 있다. 신 교수는 "고혈압 약을 먹어도 혈압이 잘 안 떨어지거나, 오히려 어지러움·무기력증 같은 저혈압 증상이 생기면 가성 고혈압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공기주머니의 최대 압력으로 팔을 조였을 때도 손목의 맥이 뛰고 있다면 가성 고혈압이다. 혈관이 딱딱해져 공기주머니의 압력으로도 혈관이 막히지 않기 때문에 손목에 맥이 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