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참여한 암 환자, 新藥 효과 기대할 만

입력 2015.02.11 06:00

[메디컬 Why] 임상시험 참여, 치료 효과 있나

주치의 상담 후 참여 가능
안전성 100% 보장 안돼
부작용 위험도 감수해야

고지혈증 환자인 김모씨(50)는 최근 신문을 보다가 '고지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 참여자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발견했다. 고지혈증 약을 먹어도 큰 차도가 없었던 김씨는 임상시험 참여 여부를 놓고 잠시 고민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잘 모르는 약을 7개월 동안 먹는다는 게 왠지 불안했기 때문이다.

신문이나 지하철 광고, 병원에서 임상시험 대상을 모집하는 광고를 보고도 환자들이 선뜻 나서기 쉽지 않은 것은 임상시험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임상시험은 무엇인지, 참여자는 어떤 이득이 있는지, 임상시험은 안전한지 자세히 알아본다.

임상시험 참여자는 병원에서 약의 효과를 살피기 위한 검사를 지속적으로 받아야 한다. 임상시험을 신청한 환자들이 채혈(採血)하는 모습.
임상시험 참여자는 병원에서 약의 효과를 살피기 위한 검사를 지속적으로 받아야 한다. 임상시험을 신청한 환자들이 채혈(採血)하는 모습. / 서울대병원 제공
◇3상(相) 시험 성공해야 판매 허가

임상시험은 새로 개발한 약을 판매하기 전에 사람을 대상으로 약효, 부작용 등을 검증하는 것이다. 건강한 사람이 돈을 받고 참여하는 경우도 있지만, 해당 약을 필요로 하는 환자가 주요 대상이다. 기존 약으로 치료가 안되는 암환자 중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항암제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신약의 효과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임상시험센터 백승호 교수는 "신약 임상시험 참여로 치료 효과를 본 환자도 많다"며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같은 경우, 임상시험에서부터 효과가 좋아 1억원이 넘게 들어가는 골수이식이 필요 없어진 환자도 많았다"고 말했다.

임상시험은 크게 4단계로 나뉜다. 1~2상(相) 시험은 소규모, 3~4상(相) 시험은 대규모로 이뤄진다. 1상 시험은 치료가 목적이 아니라 약의 특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건강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다. 섭취하거나 투약했을 때 부작용 위험이 높은 암이나 에이즈 신약의 경우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지기도 한다. 2상 시험은 신약의 최적 용량이나 용법을 결정하고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2상부터는 신약이 적용될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가 대상이다. 1~2상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되거나 약의 효능이 없으면 연구는 중단된다. 3상 시험에서는 약효를 통계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시험 대상자의 수를 크게 늘린다. 3상까지 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그 결과를 토대로 식약처에 신약 판매 허가를 신청한다. 식약처는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심사해 허가를 결정한다.

4상 임상시험은 식약처의 신약 허가를 받은 뒤, 임상시험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부작용을 살피거나 다른 질환에도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진행한다. 탈모 치료제로 알려진 '미녹시딜'이 대표적인 예다. 미녹시딜은 원래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됐다가, 4상 임상시험을 통해 탈모 방지 효과가 있는 것이 밝혀져 탈모 약으로 쓰이고 있다. 비만치료제 '리덕스(성분명 덱스펜플루라민)'의 경우 1996년 시판됐으나 심장판막질환이 생길 부작용이 발견돼 1년 뒤 판매금지됐다.

[표] 임상시험 단계
◇안전성 100% 보장 안돼

임상시험에 참여하려면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신약이 자신에게 유독 맞지 않는 성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립암센터 임상시험센터장 엄현석 교수는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있기 때문에 임상시험이 100%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여러 절차를 통해 불안요소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前)임상연구와 기관의 승인이 이에 해당된다.

전임상연구는 사람에게 신약을 적용하기 전, 동물을 대상으로 효능과 안전을 확인하는 실험이다. 전임상연구로 충분한 자료를 얻은 후에는 식약처의 임상시험허가신청(IND)과 시험을 실시할 해당 병원의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엄현석 교수는 "식약처나 해당 병원에서는 실시될 임상시험이 환자에게 윤리적으로 정당한지 집중적으로 심사한다"고 말했다.

또 임상시험 중에는 부작용에 대비해 일반 치료 때보다 더욱 환자 상태를 살피고 보호한다. 서울대병원 임상약리학과 이형기 교수는 "병원에는 임상시험 후 부작용을 보이는 환자를 지원하는 부서가 따로 있고, 문제가 생길 경우 의료진이 즉각 대응한다"고 말했다. 임상시험 중 약으로 인해 중대한 부작용이 생기면, 참여자가 사전에 서명한 임상시험 동의서와 병원 임상시험심사위원회 논의를 근거로 치료비 지불 등 보상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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