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3 년 전만 해도 혈관 건강을 지키는 방법 1 순위는 오메가3를 먹는 것이었다. 하지만 ‘ 방사능에 노출된 생선에서 추출한 성분’이라는 인식 때문에 인기가 꺾였다. 매일 저용량 아스피린을 먹는 방법이 있지만, 이것 역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혈관을 지키는 새로운 예방 트렌드가 등장하고 있다.
혈액 속 혈소판 응집을 막거나 , 혈액 속 나쁜 지방 성분을 낮추거나, 혈액을 묽게 하는 기존 방법이 아니다. 새로운 트렌드를 정리했다.
New Trend 1
혈관 두께 감소
혈액에 관심이 집중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혈관벽에 관심이 많다. 혈관 벽이 두꺼워 지지 않도록 해 혈관 내부 공간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혈액 내 콜레스테롤이나 지방이 늘어나면 혈관은 미세한 상처를 입게 되는데, 상처가 아물면서 혈관벽이 함께 두꺼워진다. 또한 뭉친 혈액 덩어리인 혈전이 혈액을 타고 돌아다니다 혈관벽에 달라붙으면 혈관이 두꺼워 진다. 혈관벽이 두꺼워질수록 혈액 이동하는 길도 좁아지기 때문에 혈액 흐 름이 더뎌지고, 심뇌혈관질환 위험도 증가한다.
2014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PME88 멜론추출물’에 대해 혈관 두께를 줄이는 건강기능식품 성분이 있다는 사실을 인증했다. PME88 멜론추출물 의 주원료는 프랑스 아비뇽 지방의 칸탈로프 멜론이다. 일반 멜론에 비해 SOD(과산화물제거효소)가 8배 많이 함유돼 있어, 미국에서 ‘항산화 멜론’으로 국제특허를 받기도 했다.
프랑스 국립예방의학센터에서 심혈관계 고위험군 76명을 대상으로 PME88 멜론추출물의 복용 효과를 조사한 결과, 경동맥의 혈관벽 두께가 1년 뒤 0.002㎜, 2년 뒤 0.0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검사해 보세요!
경동맥은 다른 동맥보다 두께가 굵고 피부 가까이에 있어 초음파로 관찰 할 수 있다. 경동맥 초음파검사는 누운 상태에서 쇄골 부위부터 귀 밑까지, 목의 경동맥 부위를 초음파 탐촉자로 검사한다. 양쪽 모두 검사하는 데 20~30분정도 걸린다. 혈관벽 두께는 40대 이상 중장년 남성, 과체중이거나 고혈압, 당뇨병이 있는 사람일수록 두껍다. 심뇌혈관계 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도 혈관벽이 두꺼울 가능성이 높다. 이런 위험요인을 가진 사람이 라면 40대 이상부터 꾸준히 혈관벽을 관리하자.
New Trend 2
HDL-콜레스테롤 수치 향상
콜레스테롤이라고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몸에 좋은 HDL-콜레스테롤 (고밀도지단백)도 있다. HDL-콜레스테롤은 혈액 속 나쁜 지방 성분을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치가 높을수록 좋다. HDL-콜레스테롤이 1mg/dL씩 감소할 때마다 협심증 등 심장질환 발병 위험이 2% 올라간다는 미국 월포드 홀 육군 메디컬센터의 연구결과가 있다.
현재 HDL-콜레스테롤의 양을 늘려 주는 성분으로는 쿠바산 폴리코사놀이 있다. 2006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혈액 중 총콜레스테롤과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키고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는 내용으로 생리활성기능 1등급 원료로 인정받았다.
폴리코사놀은 쿠바산 사탕수수의 잎과 줄기 표면에 있는 왁스에서 추출한 8가지 알코올 혼합물을 말한다. 쿠바국립과학연구소(CNIC)의 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폴리코사놀을 하루 5~10mg씩 3년 동안 복용했더니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최대 29%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12~26% 낮아졌다.
최근 국내에서도 HDL-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여 주는 물질을 발견했다. 2014년 11월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약리학교실 김승환 교수팀은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단백질로 동맥경화증을 치료하는 방법을 발표했다. 간을 비롯한 여러 조직에서 콜레스테롤 대사를 조절하는 LXR 단백질을 TRAP 단백질로 조절해 중성지방은 낮추고 HDL-콜레스테롤만 높이는 원리다. 현재 이 기술은 임상을 앞두고 있으며, 성공할 경우 신약개발에 응용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이런 사람에게 좋아요!
HDL-콜레스테롤 수치는 60mg/dL 이상이 정상이다. LDL-콜레스테롤은 여성의 폐경 시점에 맞춰 급격하게 올라간다. 그러므로 폐경 전후 여성이라면 HDL-콜레스테롤을 높이는 데 신경 써야 한다.
New Trend 3
혈관 확장
남성이 성적 자극을 받으면 음경에 있는 모세혈관이 혈관근육을 이완시키는 성분(cGMP: 환상 구아노신 일인산)을 분비해 혈관을 평소보다 확장시킨다. 이를 ‘발기’라고 말한다. 이때 생산된 cGMP 성분은 PDE-5 효소에 의해 분해되면서 발기 상태가 해소된다.
먹는 발 기부전치료제는 PDE-5 효소에 의한 cGMP의 분해를 막아 좀 더 오랫동안 발기하게 만드는 약이다. PDE-5 효소는 음경에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지만 심장 이외에 뇌 ·폐·신장 혈관 등 전신에 분포돼 있다. 따라서 PDE-5 효소 억제제를 복용하면 관상동맥을 확장시켜 혈 액공급을 증가시키고 혈전의 생성을 억제해 심근경색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 원리에 착안해 혈관을 확장시키는 방법으로 저용량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기존 발기부전치료제 용량은 100mg, 200mg인 반면 저용량 제품은 그보다 적은 50mg이다. 저용량 발기부전치료제를 매일 먹으면 발기부전 치료와 혈관확장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주의하세요!
저용량 발기부전치료제를 처방받은 후, 혈관 건강을 위해 복용하던 아스피린을 끊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저용량 발기부전치료제와 별개로 혈관 건강을 위한 약은 반드시 따로 먹어야 한다. 특히 고혈압이나 심혈관질환 등 다른 질환이 동반된 사람은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