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자 肝(간) 뗄 때도 흉터 적게 복강경 수술

입력 2014.12.17 07:00

[헬스 특진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2년간 30건… 국내 최다
신장·간이식, 年 100여 건
면역억제제 끊는 수술도 시행

신장에서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주는 사구체에 염증이 심했던 강모(여·48)씨, 당뇨병으로 인한 신부전이 있던 박모(여·60)씨, 10여 년 전 이식 받은 신장의 기능이 다시 떨어진 이모(남·52)씨는 모두 신장이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항체, 혈액형 부적합 등의 이유로 가족 내에서는 이식에 적합한 신장을 찾을 수 없었다. 모두 뇌사자(腦死者)가 나타나기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올해 7월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에서 이들 모두 생체 신장이식 수술(살아 있는 사람에게 신장을 기증 받는 수술)을 받았다. 강씨의 남편이 박씨에게, 박씨의 남편이 이씨에게, 이씨의 부인이 강씨에게 각각 자신의 신장을 릴레이로 기증했기 때문이다. 수술 전까지 얼굴도 몰랐던 이들은 지금은 한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한 해 100건이 넘는 간이식, 신장이식 수술을 하는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에는 '최초' 기록이 많다. 세 가족 릴레이 교환 신장이식, 면역억제제를 끊기 위한 신장·골수 동시 이식수술, 복강경을 이용한 공여자(供給者) 간 적출 수술 등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행했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김성주 센터장(이식외과 교수)은 "모두 이식의 기회를 늘려 환자의 생존률을 높일 뿐 아니라, 환자와 기증자의 삶의 질까지 높이는 방법들"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김성주 교수(왼쪽에서 두번째)가 신장이식 수술을 하고 있는 모습.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김성주 교수(왼쪽에서 두번째)가 신장이식 수술을 하고 있는 모습. 이 병원은 신장이식을 할 때 면역세포를 만드는 골수를 함께 이식, 면역거부 반응이 안 생기게 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신장·간이식, 매년 100건 이상

지난해 삼성서울병원에서 시행한 신장이식과 간이식은 132건, 108건이다. 우리나라 전체 신장이식, 간이식의 8%, 10%다. 우리나라에서 신장이식과 간이식을 각각 100건 이상 하는 병원은 삼성서울병원을 포함해 세 곳에 불과하다. 개원 후 지금까지 한 신장이식, 간이식 수술은 각각 1920건, 1550건이다. 이 중에는 국내 최초로 신장이식 후 면역억제제를 끊은 수술 사례, 무수혈 간이식 수술 사례, 국내 최연소(생후 3개월) 간이식 수술 등 굵직한 기록도 가지고 있다.

◇골수이식 같이 해 '면역억제제' 끊기도

신장이식 환자는 수술 후 면역 거부반응을 막기 위해 평생 면역억제제를 먹어야 한다. 그러나 면역억제제를 쓰면 몸의 전체적인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에 취약해진다. 또 약에 따라 설사, 구토, 식욕감퇴, 신장독성, 다모나 탈모, 당뇨병 등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신장이식을 할 때 면역세포를 만들어내는 골수도 함께 이식하면 면역 거부반응이 확 줄어 장기적으로 면역억제제를 끊을 수 있다. 김성주 교수는 이 방법으로 현재까지 6명의 환자에게 면역억제제를 끊고 지켜 보고 있는 중이다. 김 교수는 "면역억제제를 끊는다면 의료비 절감은 물론 환자의 삶의 질도 획기적으로 좋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복강경 肝 적출… 환자 죄책감 덜어

삼성서울병원은 기증자의 간을 적출할 때 간의 모양이나 몸 상태가 적합하면 복강경을 이용한다. 배를 여는 대신 5~12㎜ 구멍 서너 개만 뚫어 간을 적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정된 시야에서 움직임이 제한된 기계로 수술을 해야 하는 까다로운 수술이기 때문에 2010년에 소개된 후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다.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권준혁 교수는 지난해 복강경 간적출 성공 이후 지금까지 30건을 시행했다. 권 교수는 "대부분 자식이 부모에게 간을 기증하는 현실에서 다시 삶을 찾은 부모가 자식의 몸에 남은 상처를 보는 것은 죄책감 그 자체"라며 "의사는 어렵지만 환자 가족의 만족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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