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에 주로 사용하는 초음파의 쓰임새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단순히 검진 목적이 아니라 수술과 마취에 적극 활용하거나, 초음파 자체가 종양 등의 치료 장비로 쓰이고 있다. 초음파를 사용하는 진료 과(科)도 늘어났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초음파는 영상의학과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3년여 전부터 외과·비뇨기과·정형외과·마취과 등 여러 진료 과에서 초음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여러 진료 과별 초음파학회도 만들어져 초음파 영상 진단법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외과 수술 중에 초음파를 쓰는 등 초음파의 쓰임새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사진은 초음파를 보면서 유방 종양을 바늘로 떼내는 맘모톰시술을 하는 모습.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수술 중 초음파 보면서 정상조직 최대한 살려
초음파는 최근 외과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암 수술 중 종양 부위만을 정확하게 잘라내기 위해 경계를 확인하는데 초음파를 쓴다. 또 장기 속에 암이 있어 암이 보이지 않는 경우, 초음파를 통해 암의 위치와 크기를 확인한 후 절제한다. 강남차병원 외과 박해린 교수(대한외과초음파학회 총무이사)는 "병변만 도려내고 정상 조직은 최대한 살리는 최소 절개 수술법이 발전하면서 외과에서 초음파의 쓰임새는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응급 외상 환자 수술 같은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초음파는 외과의사의 눈이 된다. 과거에는 응급 외상 환자의 경우 뱃속 장기(臟器)의 손상 여부를 알기 위해 반드시 수술실을 벗어나 CT·MRI를 찍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수술실 안에 있는 초음파 검사로 대신한다. 양성 유방종양을 바늘을 이용해 제거하는 맘모톰 시술 시에도 초음파가 이용된다. 초음파를 보면서 바늘로 양성종양 절제하고 동시에 조직검사를 한다. 하지정맥류 레이저 수술을 할 때도 초음파를 보면서 문제가 있는 혈관에 레이저를 쪼여 정맥류를 치료한다.
◇정확한 진단 위한 '제2의 청진기'
비뇨기과에서 초음파는 '제2의 청진기'다. 전립선·콩팥·방광 질환을 진단하는데 초음파가 필수적이다. 연세우노비뇨기과 도성훈 원장은 "촉진은 진단 정확도가 떨어지고, 요도를 통한 내시경은 환자가 불편해 하는 단점이 있다"며 "초음파는 진단 정확도와 환자 편의성이 모두 높아 비뇨기과 진료 현장에서 청진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초음파를 통해 단순히 장기의 모양만 보는 것이 아니라 혈류·염증 등을 통해 장기의 기능도 체크하고 있다. 도성훈 원장은 "일반 건강검진에서 전립선 초음파를 할 때 복부 쪽에서 시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방광에 가려 전립선이 잘 안 보인다"며 "직장에 초음파를 넣고 검사해야 전립선을 제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형외과·신경외과 분야에서는 척추·관절 질환의 각종 비수술 치료가 많아지면서 초음파의 쓰임이 늘었다. 신경 약물 주입 같은 비수술 치료를 할 때 초음파 영상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마취과에서는 척추 마취 등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초음파를 활용하고 있다.
◇핸드폰 크기만 한 초음파 나와
초음파는 몸 속 영상을 얻는 것 외에도 다양한 기능이 있다. 고강도 초음파의 경우 종양이 있는 부위에 쬐면 종양을 태워 없앨 수 있다. 얼굴에 쬐면 피부 리프팅 효과 등을 얻을 수 있다. 수술 칼 대신 사용하는 초음파 절삭기는 지혈 효과가 있어 수술 시 용이하다.
초음파 자체의 발전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 장기(臟器) 침투력과 해상도는 점점 좋아지고 있으며, 크기가 작아져 편의성이 높아지고 있다. 3년 전에는 핸드폰 크기의 초음파가 개발됐다. 초음파가 작아지면서 응급 현장, 의료 취약 지역 등에 의료진이 가지고 다니면서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