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人]‘사랑받는 약국’ 유하진 약국장
손님은 많지 않았다. 카운터에서는 유하진 약국장이 50대의 중년 남성과 상담 중이었다. “등, 어깨쪽이 계속 아프다”며 파스를 달라는 손님에게 유하진 약국장은 “언제부터 그랬느냐” “통증이 얼마나 심하냐” “병원 검사는 받아 봤느냐”며 꼬치꼬치 캐물었다. 그러더니 어깨 쪽을 주물러 준 뒤, 손을 내밀라고 하고선 지압을 해줬다. 손님이 파스값을 치르고 약국에서 나갈 때까지 유 약국장의 표정에 선 온화한 기운이 떠나지 않았다.
◇ 사랑방 약국 ‘사랑받는 약국’
처방전이 없더라도 누구나 부담없이 들러서 건강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카페 같은’ 약국. 2012년 성업 중이던 약국을 정리한 뒤 명상교육 강사로 활동하다가 2년 반 만에 다시 본업으로 돌아온 유하진 약국장의 평생 꿈이다.
보조약사, 서무직원의 월급과 약국임대료를 벌려면 병원처방전을 갖고 오는 환자가 하루에 50명은 넘어야 하지만, 아직 하루 10명도 안 된다. 대로 변에 있는 산부인과와 소아과 병원이 약국 옆에 새 빌딩을 지어 확장 이전한다는 소문이 있지만, 언제 문을 열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유 약국장은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돈 많이 벌고 싶은 욕심은 없어요. 그냥 적자 없이 약국이 돌아가기만 하면 돼요.”
‘사랑받는 약국’은 벌써 사랑방처럼 돌아가고 있다. 이미단골이 된 동네 할머니도 많다. 유 약국장은 약을 사지 않아도 처방전을 들고 오면 약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주고, 잘못된 테이핑이나 파스 사용으로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에게는 올바른 사용법을 가르쳐 준다. 간단히 할 수 있는 지압법이나 향기요법도 무료로 알려준다.
유 약국장은 “약은 잘 먹어야 약(藥)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독(毒)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올바로 약을 먹도록 안내할 친근한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약 먹는 것은 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손님과 친해지지 않으면 제대로 복약 지도를 하기 어렵다”는 말도 했다. 약국을 카페처럼 꾸미고, 부드러운 느낌의 연분홍색 가운을 입는 것도 그런 이유다. 보통 의사나 약사들이 입는 흰색 가운은 보는 사람에게 긴장감과 두려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 ‘진짜 약’ 조제해 주는 명상교육강사
유 약국장은 명상교육강사다. 약국을 운영하지만 지금도 주 1~2회 명상 강의를 다닌다. 방송 프로그램에 나가고, 기업체·군 부대·프로 스포츠 구단·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강의 요청이 끊어지지 않는다. 헬스조선의 ‘암 극복을 위한 면역력 캠프- 쉼, 그리고 앎’에도 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숨만 쉬어도 셀프 힐링》이라는 책도 냈다. ‘명상을 통해 현대인의 심신 스트레스를 줄여 건강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게 그의 꿈이다. ‘사랑받는 약국’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유하진 약국장은 매주 목요일 약국 문을 일찍 닫고 오후 7시 30분부터 약국에서 명상교실을 운영한다. 지난 9월 16일에는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40대 중반, 두통이 심하다는 60대 여성 등 유 약국장의 지인 4명이 참석했다.
유 약국장은 “명상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신체의 자기치유력을 높여 준다”며 “사람들이 몸속에 있는 ‘진짜 약’을 매일 먹을 수 있다면 가장 건강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내년에는 ‘임산부를 위한 태교명상교실’을 열 계획이다. 그는 “행복한 삶과 심신 건강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시작한다”며 “태교명상으로 엄마가 행복하고 아이가 행복하면 좀더 행복한 다음 세대가 만들어질 것이며, 나도 행복할 것 같다”고 했다.
. 동덕여대 약대, 고려대 보건대학원 졸업
. 명상 강사
. 헬스조선 문화사업팀 자문위원
. 헬스조선 ‘쉼, 그리고 앎’ 캠프 명상 특강
.《숨만 쉬어도 셀프 힐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