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치매 완치약 연구 활발 편하게 몸에 붙이는 약도 나와 조기에 약 쓸수록 효과 더 좋아
치매는 뇌세포가 손상돼 기억력·판단력 등이 현저히 떨어지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어려운 병이다. 평균 수명이 늘면서 치매 환자는 5년 전의 2배인 40만5000명이 됐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아직 치매를 완치시키는 약은 없다. 하지만 치매의 진행을 늦추는 약은 많이 개발된 상태고, 완치 약 개발을 위한 연구 역시 국내외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뇌 세포 작용 원활히 하는 치매약
1990년대 이전만 해도 치매약은 환각이나 공격적 행동 등의 증상만 줄여주는 정신과 계통의 약이 전부였다. 1993년 미국에서 '타크린'이라는 치매약이 개발됐는데, 이 약은 뇌 세포 사이의 신호전달을 하는 신경전달물질 아세틸콜린의 분해를 막아 인지 기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후 비슷한 효과를 가진 약(아세틸콜린 분해억제제) '아리셉트' '레미닐' '엑셀론'이 연달아 출시됐다. 이 약들이 현재까지 치매 환자에게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치매 완치약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국내외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신문·책을 자주 읽고 사람을 많이 만나는 등 뇌세포를 자극하는 생활 습관으로도 치매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2004년에는 '에빅사'라는 약이 나왔다. 이 약은 뇌 신경세포를 파괴하는 글루탐산염이라는 물질의 작용을 억제한다. 하지만 효과 면에서 이전 약들과 큰 차이는 없다. 이후 신약이 개발되진 않았지만 기존 약의 부작용을 최소화한 제품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몸에 붙이는 치매약 '엑셀론 패취'다. 파스처럼 몸에 붙이면 약물이 흡수돼 24시간 동안 혈중 약물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양동원 교수는 "약을 삼키기 어려운 증증 치매 환자에게 특히 유용하다"며 "먹는 치매약은 약의 혈중 농도를 급격히 올려 구토·메스꺼움 등을 유발할 수 있지만 패치형은 이러한 부작용이 매우 적다"고 말했다.
◇중증 치매로 진행 3년 늦춰
지금까지 개발된 약은 치매 증상 악화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박기형 교수는 "발병 후에도 약을 복용하면 증상이 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3년 가까이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여러 성분의 치매약을 섞어 쓰는 일명 '칵테일 약물 요법'까지 시도되면서 효과가 더욱 커지고 있다.
치매약은 조기에 복용할수록 효과가 더 좋다. 양동원 교수는 "치매 발병 직후 약을 먹은 환자의 증상 악화 속도가 치매 발병 6개월이 지나 약을 먹은 환자의 절반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뇌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의 경우 약을 일찍 쓸수록 특히 예후가 좋은 편이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재홍 교수는 "혈관성 치매는 항응고제·항혈소판억제제 같은 혈관 치료약과 치매약을 함께 쓰면 대부분 증상이 더 악화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 치매약(아세틸콜린 분해억제제)은 지난 9월부터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경증 환자에서 중증 환자까지 확대돼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이 줄었다.
◇세계는 치매 완치약 개발 중
치매가 완치되려면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독성 단백질(베타 아밀로이드)의 생성을 막거나 제거해야 한다. 그러나 독성 단백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약은 아직 연구 단계고, 독성 단백질을 제거하는 약물이 개발됐지만 치매 환자에게 큰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양동원 교수는 "현재는 치매 전 단계인 경도 인지 장애 환자의 뇌에 쌓인 독성 단백질을 제거하면 치매가 예방되는지에 대한 연구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며 "연구 결과는 3년 뒤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