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에 미국의 존 오키프 교수와 노르웨이 마이-브리트 모서와 에드바드 모서 부부가 선정됐다. 이들은 뇌세포의 위치정보처리 체계를 밝혀내, 사람들이 자신의 위치와 방향을 파악하는 원리를 규명해냈다.
런던 대학교 인지신경학과의 존 오키프 교수는 대뇌 측두엽의 '해마' 세포들이 기억을 저장하는 기능뿐 아니라 'GPS'와 같이 위치를 기억하는 역할을 하는 것을 밝혀냈다. 오키프 박사는 "해마에 있는 장소 세포가 현재 위치를 기억하고, 그 위치에 따라 활성화된다"며 "우리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이동한 지역에 해당하는 새로운 세포의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택시 기사가 일정 경로를 계획하고 그에 따라 움직인다면, 그 경로에 해당하는 해마의 특정 세포들이 활성화된다. 그런데 택시 기사가 정해놓은 경로가 아닌 다른 경로로 움직인다면, 이전과 다른 새로운 해마 세포의 조합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오키프 박사는 "이 체계는 우리가 새롭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더 융통성 있게 움직일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특히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공간 기억 상실'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경우 대뇌 측두엽의 해마에 가장 먼저 증상이 나타나고, 환자들의 기억 상실 문제의 원인 역시 이 부분이다. 오키프 박사는 "해마는 알츠하이머병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공격받는 부분이다"라며 "이번 연구는 '공간 지각 능력에 문제가 있는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가 해마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가' 여부 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