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피부건강
건조해진 날씨가 큰 고민인 안면홍조 환자 이야기다.
안면홍조(顔面紅潮)는 단어 그대로 얼굴 피부색이 온도변화 또는 심리상태등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붉어지는 증상이다. 안면홍조가 있으면 평소 얼굴이 옅은 분홍빛을 띤다. 안면홍조가 심한 여성 중에는 몸속에 혈액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착각하고 헌혈을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안면홍조는 체내 혈액량과 아무 상관없고, 얼굴의 모세혈관이 지나치게 확장돼 있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혈류량이 늘 때 얼굴이 확 붉어지는 것이다. 심지어 빈혈 환자도 모세혈관이 너무 확장돼 있으면 안면홍조가 수시로 생긴다.
정상 모세혈관은 납작하게 생겼기 때문에 얼굴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흥분하거나 긴장하거나 기분이 조금만 나빠도 안면홍조증이 있는 사람은 얼굴이 불타듯 시뻘개진다. 교감신경이 흥분하면서 혈류량을늘리기 때문이다.
홍조는 왜 안면에 많이 나타날까.
볼은 피부가 우리 몸의 다른 부위보다 얇고 모세혈관이 촘촘하게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안면홍조는 보통 2~3분 안에 사라진다. 이처럼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안면홍조는 치료할 필요가 없다. 일상생활 중에 피부 관리를 꼼꼼히 하면 어느정도 억제할 수 있다.
평소 자외선차단제를 빠뜨리지 않고 발라야 한다. 안면홍조는 피부 온도가 올라가 모세혈관이 평소보다 확장돼 있으면 더 잘 생기므로, 미스트를 가지고 다니면서 수시로 뿌리면 도움이 된다. 비타민 C・E를 충분히 섭취하고, 매일 2L 이상의 물을 마시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성격이 너무 예민해서 안면홍조가 수시로 생기는 사람은 결국 모세혈관이 피부 표면에 거미줄처럼 비쳐 보이는 모세혈관확장증이나 ‘딸기코’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상태에 이른 모세혈관은 원상 복구되지 않는다. 안면홍조증이 있는 사람 중 특히 젊은 여성은 빨개지는 얼굴 때문에 부끄러워 대인관계 등에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다.
젊을 때부터 가지고 있던 모세혈관성 안면홍조와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 부조화 때문에 나타나는 안면홍조가 겹쳐서 늘 ‘홍당무 여사’로 사는 장년층 여성도 꽤 있다.
이 경우는 안면홍조 전용 레이저 치료를 받으면 상당히 좋아진다. 브이빔이나 콰드로스타 프로옐로 등이 대표적이다. 혈관을 외부에서 터뜨려 없애는 방식인 일반적인 레이저와 달리, 안면홍조 전용 레이저는 모세혈관 안을 흐르는 혈액 중 헤모글로빈 성분만 뜨겁게 만든다. 뜨거워진 헤모글로빈이 모세혈관을 내부에서 지져 혈관을 쪼그라뜨린다. 일반 레이저의 부작용인 피부 멍 등이 덜 나타나고, 효과가 훨씬 좋다. 치료는 한 달 간격으로 3~5번 받는다.
안면홍조를 치료한다며 스테로이드 연고를 습관적으로 바르는 사람이 있는데, 스테로이드 연고를 남용하면 피부가 얇아지고 모세혈관벽이 약해져 안면홍조가 오히려 심해진다. 안면홍조를 자주 겪는 사람은 생활환경을 약간 서늘하게 유지하자.
실내가 덥거나 뜨거운 목욕을 하면 증상이 악화된다.
너무 심한 운동이나 음주, 흡연도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얼굴색을 단풍든 가을 산처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