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와 트라우마
30일 오전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해상에서 유람선이 암초에 부딪혀 좌초됐다. 사고 직후 해경이 긴급출동했으며 관광객과 선원 등 탑승객 109명을 모두 구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광객들은 홍도 선착장에 도착해 안정을 취했으며, 일부 부상자들은 헬기를 이용해 목포에 위치한 병원으로 이송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이번 유람선 좌초 사고를 당한 승객들이 외적 상해가 없더라도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트라우마'다. 트라우마란 성폭행·재난·전쟁 등 끔찍한 사건뿐 아니라 인간이 겪는 모든 일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가족이나 지인의 죽음부터 친구에게 놀림 받던 일이나 물에 빠진 일 등 일상 속 사소한 경험도 트라우마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때 사건의 경중보다 중요한 것은 사건을 맞닥뜨렸을 때 느끼는 개인의 감정이다.
어떤 일을 경험하든 당사자가 사건 당시에 불안·좌절·공포·두려움 등을 느끼면 사건에 느낌을 덧입혀 뇌와 마음에 트라우마로 자리한다. 같은 사건을 겪더라도 불안하거나 공포스러운 감정을 느낀 사람에게는 트라우마가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저 스쳐 가는 일상으로 잊혀지게 된다.
트라우마는 뇌의 구조와 관계가 있다. 뇌 안쪽 변연계의 한 부분인 '편도'와 '해마'는 외부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트라우마가 될 정도의 사건을 마주하면 편도와 해마의 협업 시스템이 붕괴된다. 즉 뇌에서 무의식을 담당하는 편도는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의식을 담당하는 해마의 역할은 적어진다. 이 때문에 트라우마의 기억이 편도에 저장돼, 그 사건을 떠오르게 하는 물건이나 냄새, 소리 등에 의해 무의식 속에 저장된 두려운 감정이 되살아나는 것이다.
트라우마에 의한 후유증은 다양하다. 우울증·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질환, 불안감, 무기력증, 집중력 감퇴 등이 있다.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주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트라우마를 겪은 당사자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위로하고 함께 있어줘야 한다. 만약 트라우마 후유증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병원을 찾아 제대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