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은 에이즈 다음으로 사망자가 많은 감염질환이지만 우리나라는 결핵발생률, 결핵유병률, 결핵사망률, 다제내성결핵환자수 등 결핵관련한 4가지 통계수치가 OECD 국가 중 1위이다. 결핵을 대표적인 후진국병이라고 정의한다면 우리나라는 아직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의미가 된다. 결핵퇴치사업을 위해 크리스마스씰을 수십년째 팔아 왔지만 국내 결핵환자 수는 2003년에 비해 1만명이나 늘어 5만명이나 된다.
신생아 때 BCG 백신을 접종하면 결핵에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BCG는 신생아 결핵을 막아줄 뿐 그 이후에 생기는 결핵균 예방까지 막지는 못한다. 또 전문가들은 결핵에 걸리지는 않았지만 결핵균을 보유하고 있는 비율이 30%나 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상태에서 몸에 면역력이 떨어지면 결핵균이 왕성하게 활동해 결핵이 생기는 것이다. 결핵균은 환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아도 기침이나 침 등으로 전염이 가능하다. 끔찍한 상상이지만 지하철에서 누군가가 하는 헛기침으로 인해서도 결핵에 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 번 결핵에 걸리면 6~9개월 동안은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결핵균을 완전히 잡을 수 있는데, 증상이 없어졌다고 그 이전에 치료를 중단하면 오히려 결핵균이 변이할 수 있는 빌미만 제공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두 가지 이상의 약에 내성을 갖는 다제내성 결핵의 가능성이 커진다. 다제내성 결핵에 걸리면 치료 기간은 2년으로 길어지며 치료 약도 훨씬 많아진다.
다행히 다제내성도 치료가 가능하다. 지난 3월 서튜러가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 출시됐기 때문이다. 이 약은 결핵균의 에너지 합성에 필요한 효소를 억제해 결핵균이 복제되지 못하고 굶겨 죽인다. 임상시험에서 이 약을 먹은 환자들의 객담검사 수치가 결핵균 양성에서 음성으로 전환되는 시간이 빨랐고 음성으로 전환되는 환자 비율도 더 높았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심태선 교수는 "기존 약과 함께 서튜러를 썼을 때 치료기간을 2년에서 9개월 정도까지 줄이는 방식을 계획하고 있다"며 "부작용은 줄이면서 치료 성공률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