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 통보·치료 방식, 환자와 가족간 의견 달라

입력 2014.09.25 14:27

말기암 통보와 치료 결정을 두고, 암환자와 가족 간 의견 불일치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암환자가 말기가 되었을 때 환자의 상태를 알리고, 환자가 본인의 선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말기 의료 결정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이 결정에서 환자의 상태가 말기에 가까워질수록 가족이 중요한 역할을 하며, 때로는 환자 대신 모든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와 충북대학교 박종혁 교수(전 국립암센터 암정책지원과장)팀은 2011년 암환자·가족 990쌍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암환자와 가족이 말기암 의사결정을 두고 의견 불일치가 있음을 밝혔다. 환자와 가족 간 의견 불일치는 가족 구성원 간 심각한 갈등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다.

이번 연구에서 환자(76.9%)와 가족(61.1%)은 말기암 상태를 환자에게 알리는데 대체로 동의했다. 하지만 그 비율은 환자가 가족보다 15.8%나 높아, 환자가 말기암 상태를 인지하는 데 훨씬 적극적임을 알 수 있었다. 누가 알릴지에 대해서는 환자는 의사가 알림(56.1%)을 가장 선호했고, 다음으로 가족의 동의하에 의사가 알림(20.7%), 가족이 알림(14.3%) 순으로 의사로부터 직접 말기암을 통보 받기를 원했다. 가족은 가족의 동의하에 의사가 알림(42.5%), 가족이 알림(28.7%), 의사가 알림(28.2%) 순으로 의사가 알리는 데는 이견이 없었지만 가족이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를 원했다.

말기암 생명연장 치료에 대해서도, 치료를 원한다는 환자(20.1%)와 가족(32.2%) 간 의견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환자와 가족의 의견 불일치를 좀 더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카파계수를 이용했다. 환자와 가족을 한 그룹으로 보고 환자와 가족의 의견 일치를 카파계수로 평가한 결과, 말기통보 여부(0.12), 통보 방법(0.13), 말기 치료(0.08)로 환자와 가족 간 의견 일치가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카파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일치 수준이 높다는 의미다.

이러한 의견 불일치는 배우자가 아닌 다른 가족 구성원이 보호자 역할을 하거나, 환자와 가족 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 더 높게 나타났다.

신동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환자가 말기가 되었을 때 필요한 다양한 의사결정에서 환자와 가족 간 의견 불일치가 있음을 밝혔다. 이는 환자와 가족 간 의견 충돌로 인한 가족 내 심각한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말기암 상태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환자와 가족이 의견 갈등을 최소화 하고 충분한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의료진의 세심한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종혁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짧은 암 진료 환경에서는 환자와 가족 한 명 한 명의 의견을 모두 반영한 치료 계획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며 “향후 암 치료 결정과정에서 가족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최선이 될 수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우리나라의 가족문화 특성을 고려한 암 진료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 저명 학술지 ‘정신종양학’지(誌)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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