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그동안 전업주부의 삶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활기차게 살아왔지만, 갱년기에 접어들며 자신의 역할에 의문을 갖게 된다. 이처럼 중년 이후 주부의 큰 고민 중 하나는 ‘나’의 존재감을 찾고 싶다는 바람일 것이다. 뮤지컬 속 그녀는 같은 처지 주부들과 대화하며 고민을 헤쳐 나갔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사회적 역할을 갖고 싶다면 재취업이 어떨까?
‘나’를 되찾고 싶은 여성들
“애들 학교 보내고 나면 시간이 많이 남잖아요. 다시 직장에 다니니까 아침마다 기분이 새롭고 발걸음이 가벼워요. 돈도 돈이지만 자신감을 되찾았어요.” 중학생 아들 둘을 둔 주부 안모씨(45)는 결혼 후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전향한 ‘경단녀(경력단절여성)’였다. 그런데 아이들이 크면서 학원이나 과외 활동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줄어 들자 자신의 빈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 전 경력을 살려 인근에 일자리를 구하게 된 안씨는 요즘 두번째 인생을 시작하는 기분이다. 재취업은 주부의 자아실현과 경제력을 둘 다 잡을 수 있다. 물론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재취업보다 가정에 집중하거나 취미를 찾음으로써 행복해질 수 있다. 그러나 안씨 같이 과거 육아 등의 문제로 직장을 아쉽게 그만두었다면, 재취업을 통해 생활의 활력을 찾을 수 있다. 또 현실적으로 월급을 생활비에 보탤 수 있다는 경제적 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여성은 재취업의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가정경제 보탬(72.5%), 자녀교육비 충당(12.2%), 사회적 성취와 자기 발전(11.8%), 노후대책 마련 및 기타(3.5%) 순으로 답해 경제적 이유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재취업 성공 위한 체크리스트
우리나라 여성의 절반(50.2%)은 경제활동에 참가하고 있다. 하지만 연령대별로 차이를 보여 20대 후반은 경제활동 참가율이 72%로 높지만, 30대에는 경력 단절로 55~58%까지 줄어든다. 그러나 40대가 되면서 경제활동참가율은 재취업 등에 따라 다시 60% 이상 높아져 전체적으로 M자 형태를 그린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맞벌이 비율은 역대 최고 수준인 42.9%였다. 40대와 50대는 두 가구 중 한 가구가 맞벌이 가구인 셈이다. (그래프) 이는 고령화로 인해 2017년 이후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시작 단계로 보인다.
경력단절여성들은 ‘일을 오래 쉬니 다시 하고 싶어도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계획 단계부터 꼼꼼히 준비한다면 성공적인 재취업이 가능하다.
첫째, 꼼꼼하게 일자리 정보를 구한다. 지역별・조건별로 검색할 수 있는 구직 사이트가 많다. 특히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워크넷(www.work.go.kr)은 여성에게 특화된 구직정보를 모아 제공해 좋다. 인터넷 외에 해당 분야의 전문가나 재직자에게 실제 업무를 들으면 일자리 선택에 큰 도움이 된다. 만약 여의치 않다면 워크넷 발간물 《주부 재취업 도전직업60》(한국고용정보원 진로교육센터)이 직업별 주부 종사자를 인터뷰해 각 직업의 장단점과 준비 방법 등 정보를 제공하므로 참고하면 좋다. 또 특화된 직업일수록 일하기 전에 교육을 받거나 자격증을 따는 등 시간과 금전의 투자가 필요하다. 전문성을 요하는 직업이라면 몇 년 후 어떤 과정을 거쳐 실행할 것인지 먼저 상세한 계획을 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둘째, 가족의 지지를 구한다. 재취업결정을 이해하고 지지해 줄 가족의 존재는 성공적인 재취업의 필수 요소다. 그동안 가사에 전념한 주부가 재취업하게 되면 가정생활이 크게 바뀔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족과 가사업무를 배분하고 서로 양해를 구해야 한다. 이때 ‘반드시 가정과 일 둘 다에서 완벽해야 한다’거나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버려야 한다. 또한 현실적으로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하기 위해 자신의 상황에 맞는 업무시간대나 급여수준 조건을 따질 필요도 있다.
마지막으로, 일하는 자신 그 자체를 즐겨라. 주부 재취업의 강점은 풍부한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적성을 좀 더 잘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경력을 살리면 좋지만 꼭 연연할 필요는 없으며, 자신의 적성이나 관심 분야에 맞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 애플(Apple)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여정은 그 자체로 보상이다(The journey is the reward)”라는 명언을 남겼다. 재취업을 꿈꾸는 모든 여성이 성공뿐 아니라 일 자체를 즐기면 삶의 행복을 찾을 것이다.
“40대에 자녀를 어느 정도 키워 놓은 후 재취업한 여성은
'내 인생을 되찾은 것 같다'고 행복해한다.
이런 엄마, 아내의 행복감은 40~50대 이후 온 가족의 행복으로 이어진다.“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은행, 조선일보,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을 거쳤다.
올바른 은퇴 설계를 돕기 위해 강연이나 방송무대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현재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소장을 맡으면서, 연구소가 은퇴 분야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은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