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바이러스의 여러 얼굴들

신종플루의 트라우마가 남긴 공포는 벗자

에볼라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에볼라바이러스에 감염된 한 신부가 ‘지맵’이라는 치료제를 투여받고도 사망하는 일까지 생기자 전 세계에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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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헬스조선DB)

에볼라바이러스 때문에 사망한 사람은 1000명을 넘어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서아프리카에서 있은 에볼라바이러스병의 발생 양상이 확산일로에 있어 세계적인 관심과 노력이지속적으로 필요하다”며 에볼라바이러스병에 대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치료약이 명확하지 않은 바이러스성 감염병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많은 국민이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해 잘못 알려진 점도 상당히 많고, 이 잘못된 정보가 두려움을 더 고조시키고 있다.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해 올바로 알고 의연하게 대처한다면국내에 서아프리카와 같은 파국적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우선 에볼라바이러스가 마치 갑자기 등장한 신종 바이러스처럼 보도되고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에볼라바이러스에 의한 출혈열은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이미 첫 사례가보고된 바 있다. 이후 가봉, 코트디부아르, 수단, 우간다 등에서도 연쇄적으로 발생했으나, 수십 명 이내의 감염자여서 큰 관심을 끌지 못했을 뿐이다. 에볼라바이러스로 인한 감염병사태가 이미 빠르게 조기 진화된 전례가 있는 것이다.

또한, 에볼라바이러스는 우리가 두려워하고 공포를 느끼던 사스나 신종플루와 다른 전파 경로를 갖고 있다. 사스나 신종플루는 호흡기로 전파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질병의 확산이 무척 빠르고 광범위하게 진행됐지만, 에볼라바이러스는 주로 환자의 체액이나 혈액에 노출됐을 때 전염되는 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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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바이러스란 무엇인가

그러므로 호흡기 질환처럼 광범위하게 전파될 가능성은 적다. 에볼라바이러스의 2차 감염자 대부분이 환자를 돌보던 가족이나 의료진인 것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체액이나 혈액의 노출이 없는 환자와 함께한 짧은 시간 동행이나 악수만으로는 전염되지 않으며, 잠복기 상태에서도 전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치료 약제나 백신은 시판된 것이 없어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치료 후보 물질과 백신 후보 물질은 개발돼 다행스럽다. 현재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1~2년내에 시판될 것이다. 또한 일본에서 개발한 ‘파비피라비르’라는 치료제는 인플루엔자 치료제이지만 에볼라바이러스에 효과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인플루엔자 치료제로 사람 대상의 연구가 진행돼 안정성은 증명됐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출시될 것이다.

에볼라바이러스의 유행은 최근 여러 감염 질환의 유행과 맥락을 같이한다. 사스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동남아시아의 뎅기열 대유행 같은 일이 질병의 유행으로만 볼 것이 아닌 이유는, 대개 동물 사이에서 잠재해 있던 바이러스들이 인간의 환경파괴로 인해 동물 또는 곤충과 사람의 접촉이 많아지면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감염병이 유행할 때마다 꼭 필요한 단기적 예방 대책과 해결에도 지혜를 모아야 하지만, 장기적안목에서 인간이 자행하는 환경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미래를 준비하는 기회로 여겨야 할 것이다.


"사스나 신종플루 때의 공포감이 트라우마로 찾아온다. 하지만 에볼라바이러스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사스·신종플루와 다른 확산 양상을 보인다. 에볼라바이러스의 여러 얼굴을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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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이재갑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고려대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감염관리실장을 맡고있다.
감염질환, 성인예방접종, 여행자의학, 불명열, 면역저하자 감염 분야에서 활발한 대언론 활동을 펼치면서 대국민 인식 제고에 힘쓰고 있다.


월간헬스조선 9월호(66페이지)에 실린 기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