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에 무슨 인연이 이리도 깊었을까?

‘아말피 지중해 트레킹’을 다녀와서

거리마다 달콤한 꽃향기와 상큼한 레몬향이 가득하고, 어디서나 코발트빛 지중해와 눈부신 하늘을 볼 수 있는 곳. 이탈리아 아말피 해안은 정말 그런 곳일까. 지난 6월 헬스조선의 ‘아말피 지중해 트레킹’에 다녀온 여행자를 통해 진실을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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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쏟아진 듯한 푸른 물결이 일렁이는 지중해를 바라보며 걷는 환상적인 트레킹 코스, 신들의 길.(사진=헬스조선DB)

 

신들의 길 트레킹, 신이 되어 걷는 길

2014년 6월 7일.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필요했던 아말피 지중해 트레킹 여행팀은 각각의 사연을 안고 여행길에 올랐다. 14시간의 비행 끝에 우리가 도착한 곳은 나폴리다. 베수비오스 화산과 그 옛날 화산에 묻혀 폐허가 되었던 옛 유적지 폼페이를 둘러봤다. 얼마나 많은 사연들이 화산재 속에 묻혔을까 생각하니 인생무상이 느껴졌다.

지중해의 푸른 보석 카프리 섬을 찾았다. 3년 전 왔던 곳이지만 다시 봐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지난번과 달리 빌라 조비스로 오르는 트레킹에 도전했다. 그늘 깊은 골목은 태고의 사연을 간직한 듯 했다. 집집마다 담벼락에 흐드러지게 핀 붉은 꽃은 향기로 먼저 우리를 반겼다. 멀리 보이는 카프리의 푸르디푸른 바다 빛은 마음 속 번민마저 사라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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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리 섬의 빌라 조비스 트레킹 코스에서는 옛 건축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사진=헬스조선DB)
그리고 우린 노랫말처럼 소렌토로 돌아왔다. 아름다운 풍광에 첫눈에 반해버린 소렌토. “여심(旅心)은 연심(戀心)이어라” 여행에서 아름다운 것을 보고 느끼게 되면 사랑의 마음이 샘솟아 아픔이 치유된다. 그렇기 때문에 힐링을 위해선 여행이 필요한 걸까?

아말피 해안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며 도밍고, 보첼리, 칸소네 등 음악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한국에서와 달리 가슴 떨리는 색다른 감동이 전해진다. 비록 차가 밀리더라도, 아니 차가 밀리는 것조차 행복이어라. 이 날은 페리에리계곡 트레킹을 하며 그늘 깊은 산 속 냇가에 발을 담그는 호사도 누렸다.

여행 5일째 되던 날 드디어 기다리던 ‘신들의 길’ 트레킹에 나섰다. 아말피 해안의 가장 아름다운 산길인 절벽 앞 오솔길을 따라, 우리는 신이 되어 걸었다. 신들의 길! 이곳에서 신은 어떤 마음으로 인간의 삶을 굽어보았을까?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는 코발트색 지중해가 시시각각 색을 바꾸며 유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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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레스토랑 파토리아 타라노바의 로맨틱한 분위기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사진=헬스조선DB)
길가에 핀 야생 허브 꽃은 마음의 시름을 내려놓으라는 듯 그윽한 향기로 나를 달랜다. 울울창창한 숲길과 끝없이 펼쳐진 레몬 밭에서 뿜어져 나오는 노란 향기에 가슴이 설렜다. 상실의 아픔을 겪은 내 마음에도 서서히 따뜻한 감동이 깃들기 시작했다. 

아, 평생 잊지 못할 전원 속 레스토랑 ‘파토리아 타라노바(Fattoria Tarranova)’의 저녁만찬! 산 속에 이런 사랑스러운 레스토랑이 있다니 믿기지 않았다. 입구부터 꽃과 나무가 반기고, 식탁마다 양치식물이 잎을 드리우고, 조각상들은 저마다 고풍스런 자태를 뽐낸다. 서늘한 저녁 공기 속에 맛있는 지중해 음식과 향기로운 와인, 꽃향기에 취해 몸과 마음은 어느 덧 신들의 만찬장에 와 있는 듯 행복감에 젖어들었다. 그래, 삶이란 이래서 살아보고 싶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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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레스토랑 파토리아 타라노바의 로맨틱한 분위기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사진=헬스조선DB)
아픔을 나누고 보듬는 힐링여행

여행도 중반을 넘어섰다. 그 동안 우리 일행은 아말피 해안가 마을과 중세모습을 간직한 미누타, 스칼라를 거쳐 라벨로를 누볐다. 잉크를 풀어놓은 듯한 지중해를 바라보며 색색의 꽃들이 피어있는 숲길을 지나, 예쁜 돌담길도 걷고, 길가 상점에 진열된 접시와 공예품을 구경했다. 문득 다다른 빌라 침브로네 공원. 생각지도 않은 곳에 기막히게 아름다운 풍광이 깜짝 쇼처럼 펼쳐져 있었다. 누가 뭐랄 것 없이 사진기를 들고 서로 사진을 찍고, 찍어줬다. 스태프와 일행이 다같이 旅路(여로)의 同志(동지)가 되어간다.

마지막 목적지는 로마. 거리 곳곳이 유적지다. 폭우와 햇볕, 천둥과 번개 그리고 찬란한 쌍무지개까지 로마는 요란한 날씨로 우리를 맞았다. 콜로세움, 나보나 광장, 포로로마노, 트래비 분수, 스페인 광장…. 비옷을 걸쳤지만 발걸음만은 씩씩하게 활보하며 보고, 느끼고,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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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말피를 출발해 아트라니를 거쳐 라벨로로 향하는 드라이브 코스는 멋진 풍경을 자랑한다.(사진=헬스조선DB)
아쉬운 여행의 마지막 밤. 갓 잡은 지중해의 신선한 해산물 만찬을 앞에 두고 우리는 무사히 여행을 마친 안도와 아쉬움으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어느 샌가 노래가 나오고, 다른 팀에서는 멋진 성악으로 화답송을 들려줘 우리를 행복하게 했다. 그렇게 이탈리아의 마지막 밤은 와인 향과 노래로 깊어만 갔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또 마음을 나누고, 아픔을 나누고 서로 위로하며 보듬어주며, 치유 받고…. 이것이 헬스조선의 힐링 여행의 묘미인가보다. 여행이 끝나고 치유 받은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요즘 나는 종종 그리움에 휩싸인다. 여기서나마 그리운 이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초보아빠 만능가이드 권정호씨, 이탈리아 순수청년 마르코, 베스트 드라이버 마틸레나, 명상·강의·유머·치료까지 가장 바쁘게 움직인 강동경희대병원 김종우 교수님, 높은 안목으로 행복하게 해준 신의섭 대표 그리고 가장 고생 많았던 헬스조선 스태프 나주리 과장.

몇 천 겁의 인연을 쌓아야 하룻밤 같이 지내는 연이 생긴다는데 10여 일을 같이 웃고, 같이 걷고, 같이 지낸 여행 동반자는 전생에 무슨 인연이 이리도 깊었을까.
무뎌진 감성을 일깨워준 ‘아말피 지중해 트레킹’. 행복했다, 행복했다, 행복했다. 함께한 모든 사람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