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쉬었는데 무기력·소화불량·불면증… '휴가病'이군요

생체리듬 변화에 따른 후유증… 규칙적으로 생활하면 빨리 회복

직장인 황모(27·서울 마포구)씨는 얼마 전 여름휴가를 이용해 일본으로 4박5일간 여행을 다녀왔다. 회사 업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휴가가 끝난 뒤 1주일 동안 심한 무기력감과 설사에 시달렸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황씨같은 '휴가병(病)'은 직장인 누구나 겪을 수 있다. 특별히 아픈데가 없는데 휴가 후 ▷피곤하고 의욕이 없거나 ▷잠을 잘 못 자고 ▷잇몸이 붓고 입술이 트며 ▷소화가 잘 안 되고 설사를 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여행지에서 음식을 잘 가려먹고 기후 환경에 잘 적응했는데도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생체리듬의 변화 탓이다. 생체리듬이란 일정한 주기로 반복되는 생리 현상이다. 매일 비슷한 시각에 잠들거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허기를 느끼거나, 규칙적으로 뇌파·심박·호흡이 변하는 것 모두 생체리듬에 따라 일어나는 일들이다.

이미지
휴가 동안 평소와 다른 생활을 하면 생체리듬이 변해 휴가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성형주 기자
휴가 동안 평소와 다른 생활을 하면 생체리듬도 변한다. 이 경우 밤에 멜라토닌이 나오지 않아 잠들기 어렵고, 낮에는 코르티솔이 안 나와 무기력감을 느낀다. 면역 기능도 약해지는데, 몸속에 있던 헤르페스 바이러스나 대장균이 활성화돼 입 주변에 물집이 생기거나 설사를 겪기도 한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최민규 교수는 "생체리듬 변화에 따른 휴가 후유증을 막기 위해서는 여행 중 무리하지 말고, 가급적 정해진 시각에 잠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휴가병'은 보통 1~2주 안에 사라진다. 생체리듬을 빨리 회복하고 싶다면 휴가 후 첫 3일간은 의지를 갖고 취침 시각, 기상 시각을 일정하게 지키면서 하루 7~8시간을 자는 게 좋다. 일과 후에는 약속 없이 일찍 귀가해서 쉬고, 채소·과일을 많이 섭취해 신진대사가 잘 되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비타민B, 비타민 C 복용도 도움이 된다. 2주 이상 '휴가병' 증상이 지속되면 다른 질병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