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호르몬'으로 자폐증 환자 사회성 키운다

'사랑의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이 자폐증 환자들의 사회성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동경대학교 히데노리 야마슈 교수에 의해 진행된 이 연구는, 자폐증 환자 중에도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난 '고기능 자폐증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이 환자들에게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를 통해 옥시토신을 주입했다. 이후 환자들에게 영화를 보여주고 등장인물이 나쁜 사람인지 착한 사람인지를 판단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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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선일보 DB

자폐증의 가장 큰 특징은 사회적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옥시토신을 흡입한 뒤 환자들의 등장인물 성격을 파악하는 능력이 향상됐다. 연구진은 자폐증 환자의 뇌를 분석한 결과 코에 옥시토신 스프레이를 주입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나자 감정 처리를 담당하는 뇌의 부분이 활발해지는 것을 확인했다. 아이를 낳을 때 산모의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자궁 수축 호르몬인 '옥시토신'은 이성이나 부모 등에 대한 애정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이뿐만 아니라 타인의 특징을 더 정확하게 분석하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하는 것이다.

자폐증 증상 완화에 옥시토신이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는 이전에도 진행된 바 있다. 프랑스 신경과학인지센터 안젤라 시리구 박사팀이 자폐증 환자들에 옥시토신을 코로 흡입하게 한 결과 사람의 눈을 똑바로 보지 못하는 행위가 개선되고, 컴퓨터에서 가상의 상대와 공을 주고받는 게임을 할 때도 상대방을 멀리하는 등의 타인을 인지하는 능력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를 진행한 히데노리 야마슈 교수는 "옥시토신은 감정과 공감의 작용을 하는 뇌의 부분을 활성화 시킨다"며 "표정 등의 비언어적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한 자폐증 환자는 옥시토신 투여를 통해 의사소통 능력 및 사회성을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는 고기능 자폐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지만,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한 저기능 자폐증 환자의 경우 표정과 같은 비언어적 단서에 더 많이 집중하기 때문에 옥시토신은 저기능 자폐증 환자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호르몬의 효과는 투입 후 20분부터 나타났다. 호르몬의 효과가 어느 정도 지속될 수 있는지는 후속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 연구결과는 온라인 저널 '분자정신의학'에 실렸으며, 영국 주간지 '데일리 메일' 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