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민간의료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아프리카의 에볼라 바이러스 상황을 '통제 불능'이라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에볼라 바이러스는 올해 3월 서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1440명이 감염돼 이 중 826명이 사망했다. 감염자, 사망자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그러나 아직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아 국경없는의사회가 밝힌 것처럼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미 텍사스 대학 약학과의 토마스 가이스버트 교수는 과학자들이 그동안 에볼라 바이러스에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4∼5종의 예방 백신을 찾았지만, 제약회사들이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이 많지 않아 이윤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백신 생산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에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가 대규모로 발생하기 전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는 연간 10∼100건에 불과했다. 또 처음 발견 당시 아프리카 지역에 국한된 바이러스였기 때문에 백신 연구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곳이 없었다.
서아프리카 3개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에볼라 감염자 중 회복한 경우도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최대 치사율은 90%로 알려졌으나 최근 발표된 치사율은 약 60%이다. 에볼라의 백신과 치료법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이지만, 생존자들은 병원에서 증세를 완화하는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초기에 수액으로 수분을 보충하고, 혈액 응고를 막기 위한 처방을 하는 것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직접적인 치료 방법은 아니다.
USA 투데이는 31일(현지시간), 미국이 다음달부터 에볼라 바이러스 실험용 백신의 초기 단계 실험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국립보건연구원(NIH)은 수년 전부터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개발해 왔으며,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이 백신이 고무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국립 알러지·전염병연구소의 앤서니 파우시 원장은 밝혔다.
파우시 원장은 다음달부터 미 식품의약국(FDA)과 함께 이 백신의 1단계 임상시험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1단계 임상실험에서는 인간을 대상으로 이 백신이 안전한지,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파우시는 제약회사들과의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르면 내년부터 현지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와 싸우는 의료진에게 백신이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캐나다 제약회사에서 최근 개발한 에볼라 백신 임상실험은 미국 FDA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이유로 중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