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뼈 튼튼하면 몇 달 치료 하루에 '끝' 3D 가이드 이용해 수술, 잇몸 절개 안해 수술 당일 저녁에는 식사도 할 수 있어 "치료 빨리 마무리하는 게 결과도 좋아"
자영업자 박모(53·서울 강남구)씨는 만성 치주염에 시달렸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치과 치료를 미뤄왔다. 어느 날 치통이 너무 심해 치과에 갔더니 의사는 "만성 치주염 때문에 치아 뿌리를 잡아주는 잇몸 뼈(치조골)가 손실됐다"며 "치아 6개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여름 출장 등 빡빡한 업무 일정이 있어 수개월 간 지속되는 임플란트 수술을 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다 지인으로부터 발치 후 하루만에 임플란트 수술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에스플란트치과병원을 찾았다. 김씨는 3차원 CT(컴퓨터단층촬영)를 찍고, 10일 뒤 다시 병원을 찾아 6개의 치아를 뽑았다. 그리고 임플란트 기둥을 심은 뒤 맞춤형으로 제작된 지대주와 인공치아를 모두 심는 '즉시기능 임플란트 수술'을 했다. 박씨는 수술 당일에 진밥이지만 저녁 식사까지 할 수 있었다.
임플란트 수술의 정확도가 높아지면서 잇몸뼈가 충분하고 골밀도가 높다면 하루만에 ‘즉시기능 임플란트 수술’을 할 수 있다. 노현기 원장이 3D 프린터로 제작한 가이드를 이용해 임플란트를 심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임플란트 수술 하루만에 끝내
일반적으로 임플란트 수술은 치아를 뽑은 후 잇몸 뼈가 차오르기를 기다린 뒤 임플란트 기둥을 심고, 잇몸 뼈와 임플란트 기둥이 완전히 붙기(골유착)를 또 기다려야 한다. 그 후 지대주를 심고 그 위에 인공치아를 얹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이 3개월에서 1년 걸린다. 환자는 이 기간 동안 수차례 치과를 방문해 단계별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식사의 어려움 등 불편함이 크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손병섭 원장은 "최근 임플란트 수술 시 단계 별로 시간을 두고 기다리지 않더라도, 환자의 잇몸 뼈 상태·나이 등에 따라 가능하다면 빨리 치료를 마무리하는 것이 치료 결과에 더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에서는 잇몸 뼈가 남아있고 골밀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면 하루만에 임플란트 기둥을 심고 지대주를 연결한 뒤 인공치아를 얹는 '즉시기능 임플란트 수술법'을 시행하고 있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이정택 원장은 "즉시기능 임플란트 수술은 사실 수년 전에 등장했지만, 당시에는 잇몸을 절개하기 전에 잇몸 뼈의 단단한 정도와 염증을 미리 발견하기 어려워 수술이 잘못 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컴퓨터 가상 수술로 빠르고 안전하게
즉시기능 임플란트 수술은 3차원 CT를 찍어 컴퓨터 가상 수술을 하고, 임플란트를 어디에, 얼마나 깊이 심을지 정확히 알 수 있는 '가이드'를 제작, 수술에 이용하면서 좀 더 안전해졌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백상현 원장은 "3차원 CT로 환자의 잇몸 뼈 밀도, 염증 여부, 신경관 위치 등을 정밀하게 살핀 뒤 컴퓨터로 가상 수술을 반복한다"며 "그 후 가장 좋은 결과가 기대되는 수술 방법을 선택하고, 이를 3D 프린터를 이용해 가이드를 제작한 뒤 실제 수술에 사용해 정확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가이드를 실제 수술에 사용하면 잇몸을 절개하지 않고, 레이저로 작은 구멍만 뚫은 뒤 바로 임플란트를 심을 수 있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노현기 원장은 "잇몸을 크게 절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붓기가 오래 가지 않고 상처 회복도 빨라서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 노인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수술법을 적용하면 2시간 만에 6~8개의 임플란트를 심을 수 있다.
◇"잇몸 뼈 양 충분하고 골밀도가 높아야 가능"
즉시기능 임플란트는 잇몸 뼈의 양이 충분해야 하고, 골밀도가 높아야 성공 확률이 높다. 일각에서는 빠른 시간 안에 이뤄지는 수술이다 보니 안전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손병섭 원장은 "그러나 가상 수술 단계에서 잇몸 뼈 밀도나 염증 유무 등의 검토가 이뤄지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며 "오히려 장시간 수술을 하면 수술자의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고 환자도 힘들다"고 말했다.
또 치아를 뽑은 뒤 바로 인공 치아를 얹는 것이 임플란트와 잇몸 뼈가 단단하게 결합되는 것을 막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손 원장은 "잇몸 뼈에 적당한 자극을 주는 것은 오히려 뼈 생성에 도움이 된다"며 "다만 과도한 자극은 좋지 않으므로 단단하거나 질긴 음식을 먹지 않는 등 환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