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속에 잠복한 균, 1년간 설사 일으키기도

입력 2014.06.04 07:00

식중독 주요 원인균별 증상

식중독은 미생물(세균·바이러스) 뿐 아니라 어류나 식물의 독, 화학물질 때문에 생길 수도 있다. 주요 원인별 증상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식중독 유발 주요 세균

음식물에 섞여 몸속으로 들어간 세균·바이러스는 대부분 위·십이지장·소장을 거쳐 대장까지 침투해 장 점막에 염증을 일으킨다. 그로 인해 식중독의 공통적인 증상인 복통, 설사, 구토가 나타난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바이러스는 20여 종으로 알려졌는데, 6~7월에는 병원성대장균, 살모넬라균,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균, 바실러스 세레우스, 황색포도상구균 때문에 식중독이 잘 생긴다.

[그래픽] 세균·바이러스별 주요 감염 경로와 증상
장 점막에 궤양 만들어 혈변 유발

▷병원성대장균=
쇠고기 분쇄육을 이용한 햄버거 패티·소시지, 냉장식품 등에 많다. 균이 장 점막에 독소를 뿜어 궤양을 유발하며, 출혈로 인해 혈변을 보게 된다. 발열도 나타난다. 감염 환자의 2~7%가 심장질환인 혈전성혈소판감소증에 걸린다. 급성신부전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사망률이 3~5%다. 74도 이상에서 사멸한다. 전자렌지로 조리할 때 음식 겉표면뿐 아니라 중심부도 완전히 익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장 뚫고 나가 온몸에 퍼지기도

▷살모넬라균=육회, 달걀, 메추리알 등에 많다. 면역력이 약한 소아나 노년층이 감염되면 장 점막의 염증이 심해져서 구멍이 나고, 그 구멍으로 균이 온몸으로 퍼져나가 패혈증(저체온증, 빈맥 등을 유발하는 전신 염증반응)이 생길 수 있다. 패혈증이 나타나면 대부분 사망한다. 발열도 생긴다. 달걀·메추리알은 74도 이상의 고온에서 완전히 익히고 반숙은 피해야 한다. 육회는 안 먹는게 최선이다.

면역력 약해질 때마다 설사 유발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균=돼지고기, 닭고기 등에서 주로 증식한다. 이 균은 장 속에 자신의 피난처(아포)를 만들어 놓고, 면역력이 강해지거나 항생제가 몸속에 들어오면 아포 속에 숨는다. 이후 면역력이 약해지면 다시 장 점막에 나타나 장염 증상을 유발한다. 이 균은 장 속에서 1년까지 살 수 있다. 공기 속에서 잘 못 자라므로, 고기는 소량으로 나눠 용기에 보관하고 자주 산소를 통하게 하는 게 좋다.

장염 증상 외 메스꺼움도 심해

▷바실러스 세레우스=김밥, 볶음밥 등에 많다. 복통·설사·구토 외에 메스꺼움도 유발한다. 135도 이상에서 4시간 동안 가열해도 균이 만들어낸 아포나 독소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다. 음식을 조리한 즉시 먹어서 균이 증식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복통·설사·구토·울렁거림 증상

▷황색포도상구균=소·돼지·닭고기, 생선회, 김밥, 샌드위치 등에 많다. 울렁거림도 느껴진다. 균은 60도만 돼도 사멸하지만, 균이 증식하면서 내뿜은 독소는 10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손에 곪은 상처가 있으면 손에 묻어 있던 균이 음식으로 옮겨갈 수 있으니 조리를 피해야 한다.

어류·식물 독에 의한 식중독

복어나 버섯, 박새·원추리 같은 식물의 독성이 원인이다. 두통·저혈압·심근마비 등을 유발한다. 복어의 알·난소·간·내장·껍질 등 독성이 특히 많은 부분은 섭취를 피해야 한다. 흔히 '색깔이 화려한 버섯은 독버섯이니 피해야 한다'고 알고 있는데, 실제로는 식용버섯과 비슷하게 생긴 경우가 많아 구별이 어렵다. 야생 버섯을 먹지 않는 게 최선이다. 독초는 100도 이상의 물에서 데치거나 익히면 독이 일부 사라진다.

화학적 식중독

식품첨가물, 농산물에 묻어 있던 잔류 농약 등이 원인이다. 신경계 장애, 신장·간기능 장애 등을 유발한다. 인체에 유해하다고 판명된 인공감미료 사이클라메이트, 인공착생료 아무라민 등은 사용이 중지된 상태다. 농약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잔류 농약 허용 기준을 통해 검열하고 있어 대부분 안전하지만, 그래도 불안하다면 물에 1분 정도 담궈놨다가 흐르는 물에 서너 번 세척해서 먹으면 된다.

도움말=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도재혁 교수, 한양대병원 소화기센터 이오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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