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부모님께 보청기를 사드린 이모(38)씨는 아직도 부모님과의 대화가 답답하기만 하다.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 부모님이 안타까워 비싼 돈을 들여 보청기를 사드렸지만, 부모님은 보청기를 껴도 잘 들리지 않고 보기에 흉하다며 착용하지 않는다. 제값을 못하는 보청기는 되 팔수도 없는 값 비싼 애물단지가 되어 버렸다.
국내 난청 환자 중 보청기를 사용하는 비율은 7.5%에 불과하며, 그 중 보청기를 착용에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 30% 이상이다.(한국 보건의료연구-대한 청각학회)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인지 이어케어네트워크 허찬욱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청력상태, 생활환경 등에 맞는 보청기 선택해야
노인성 난청이 생겼을 때 무조건 보청기를 구입해 낀다고 해서 증상이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 보청기는 가격이나 브랜드보다 환자의 귀 모양, 난청 정도, 생활환경 등을 고려한 후 본인의 귀 상태에 맞는 보청기를 착용할 때 최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보청기의 잘못된 선택은 오히려 청력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단순히 소리가 안 들린다는 이유로 치료나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보청기만 착용한 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 더욱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
보청기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환자의 상태에 맞춰 조절해 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비인후과 검사를 통해 청력의 유형과 정도, 고막이나 중이내 이소골(소리의 진동을 고막에서 내이로 전달하는 귀 구조물)의 상태, 내이(달팽이관) 및 청신경 상태 등을 분석한 뒤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효과 보려면 꾸준한 조절과 점검 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청기를 착용하면 청력이 정상일 때처럼 잘 들릴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보청기를 착용하자마자 소리가 완벽하게 들리는 보청기는 없다. 본인의 귀와 생활환경에 맞게 보청기를 조절하고 적응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비로소 성공적인 보청기 착용이 이뤄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보청기를 처음 사용할 때, 시끄러운 장소가 아닌 집에서 먼저 끼워봐야 한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오랫동안 착용하지 말고 차근차근 착용하는 시간을 점점 늘려 가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의 입모양을 본다거나 소리가 들리는 쪽을 응시하지 않고도 소리가 나는 곳의 위치를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음성 테이프를 들으며 소리 듣기 연습을 하는 것도 보청기 적응에 도움이 된다.
보청기는 구입 후에도 각자 청력상태에 맞춰 정기적으로 주파수를 맞춰주어야만 최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보청기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착용하고 있는 귀의 난청이 더 심해진 것은 아닌지에 대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