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보청기 - 김성근이비인후과
난청환자 치매 위험, 보통사람의 2~5배
보청기가 뇌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효과
퇴직 후 구청에서 무료 경영상담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이모(72)씨. 2~3년 전부터 말소리가 뚜렷하게 들리지 않아 회의 도중 질문에 맞지 않는 대답을 하거나 상대방에게 다시 한 번 말을 해 달라고 요청을 하는 일이 잦아졌다. 가족의 권유로 보청기를 끼웠지만 불필요한 잡음까지 들리는데다, 강당이나 교회 같은 곳에서는 소리가 너무 울려 짜증이 늘었다.
이씨가 앓고 있는 노인성 난청은 귀에서 뇌까지 소리 전달을 담당하는 기관의 노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초기에는 달팽이관 같은 귀의 청력기관에만 문제가 있어 말소리가 또렷하지 않고 울리듯이 들리지만, 방치하면 뇌의 청각영역에도 문제가 생겨 말소리와 주변 소리를 구별하지 못한다. 김성근이비인후과의 김성근 원장은 "노인성 난청 환자 대부분은 스스로 정상이라 생각하지만 TV 소리나 말소리가 커지는 등 주변에서 먼저 알아채는 경우가 많다"며 "주변 사람들이 '말 좀 작게 해라' 'TV 소리를 좀 줄여라'고 하면 난청을 의심하고 치료 기회로 삼는 게 좋다"고 말했다.
노인성 난청이 심해지면 말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돼 주변 사람들과 더 멀어진다. 치매나 우울증의 위험도 높아진다. 난청인 사람이 정상 청력을 가진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2~5배 높다는 미국 국립노화연구소의 연구결과가 있다.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소리를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말의 의미를 이해하는 인지기능까지 포함한다. 하지만 뇌에 청각자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인지기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보청기로 난청을 적절히 관리하면 인지기능이 유지되고 우울감도 줄어든다. 김성근이비인후과에서 지난해 우울증이나 인지장애가 의심되는 노인성 난청환자 84명을 대상으로 보청기 착용 전과 착용 3개월 후의 우울 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사고와 감정, 활동과 대인관계, 신체 기능이 착용 전에 비해 개선됐다.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로 사회생활이 가능해지면서 뇌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효과를 본 것"이라고 말했다.
◇초기부터 보청기 쓰고 꾸준히 관리해야
노인성 난청으로 떨어진 청력은 되돌릴 수 없다. 하지만 보청기로 더 이상 청력이 나빠지지 않게 관리하는 것은 가능하다. 노인성 난청 초기부터 보청기를 쓰면 뇌 기능 손실을 그만큼 더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청기를 낄 때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를 끼웠는데도 갑자기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기계가 원인일 수도 있고, 중이염이나 돌발성 난청이 원인일 수도 있다"며 "질병이 원인인데 보청기 소리만 키우면 청력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돌발성 난청은 발생 1주일 이내, 중이염은 한달 내에 치료를 해야 청력이 손상되지 않는다. 또, 보청기를 착용해도 3~6개월에 한 번씩 전문의의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