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질환에 걸리면 병원에서는 질환을 일으킨 세균을 죽이도록 개발된 항생제를 처방한다. 그런데 항생제가 잘 안 듣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항생제 내성(耐性)’ 때문이다. 감염질환을 일으킨 세균이 처음엔 항생제에 잘 죽지만, 유전자 변이를 통해 항생제 내성을 갖추게 된 내성균은 동일한 항생제를 쓸 경우 죽지 않고 질병을 일으킨다. 이렇게 내성균 탓에 생긴 질병은 일반 세균으로 인해 생겼을 때보다 치사율이 2~13배 높다.
항생제 내성의 가장 큰 원인은 항생제의 부적절한 사용이다. 2011년 감염 관련 종합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전체 항생제 사용 중 약 30~60%는 잘못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최성호 교수는 “국내 항생제 내성률이 외국에 비해 높은 편”이라며 “항생제를 쓸 필요가 없는 감기에도 항생제를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그 이유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항생제를 잘못 쓰거나 필요 이상으로 많이 쓰면 피부·호흡기 등에 상주하는 무해(無害)균이 내성균으로 바뀔 수 있다. 이 내성균이 인체에 침투해 질병을 일으키면 항생제 치료가 잘 안 될 수 있다. 환자가 항생제 복용 용량·기간을 지키지 않아도 살아 남은 세균이 내성균으로 바뀐다. 최근에는 각종 감염 질환에 취약한 고령층, 면역 저하자가 여러 항생제를 사용하다가 내성균을 만드는 경우도 많다.
최성호 교수는 “내성균은 환자 본인에게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쉽게 옮기기 때문에 문제가 더 크다”고 말했다. 항생제 내성을 막으려면 특정 세균 감염에 효과가 있는 항생제를 사용해야 하고, 복용 기간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