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염 증상, 습관만 바꿔도 완화 순면 속옷 입고 건조하게 유지 꽉 끼는 바지·레깅스는 피해야
직장인 양모(30·서울 양천구)씨는 회음부(양쪽 허벅지 사이)가 가렵고, 질 분비물의 양이 많아지는 증상을 자주 겪는다. 특별히 치료를 받지 않아도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거나 꽉 끼는 바지를 며칠 입으면 다시 증상이 생기곤 한다. 산부인과 의사는 "질염 때문에 생기는 증상"이라며 생활습관 관리로 해결할 것을 권했다. 아주 큰 불편이 없다면 약까지 먹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했더니 응답자의 93.2%가 회음부가 가렵거나, 냄새가 나거나, 질 분비물 양이 많아지는 증상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많은 여성이 이같은 증상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려움증, 냄새, 질 분비물 등의 증상은 생활습관을 교정하면 대부분 낫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불편할 정도로 심해지면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먹어야 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회음부 습하면 균 잘 침투
가려움증, 냄새, 질 분비물 등 생식기에 생기는 여러 증상은 질염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곰팡이균(칸디다 등), 세균(유레아플라즈마 등), 대장균에 감염되면 질염이 생기는데, 이 균은 회음부가 습하거나 청결하지 않으면 질 속으로 잘 침투한다. 을지병원 산부인과 서용수 교수는 "일상생활을 하기 불편할 정도로 증상이 심하면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고 질정제를 넣는 게 도움이 되지만, 생활습관을 조금만 교정하면 금세 호전되므로 반드시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알칼리성 비누로 씻는 것은 금물
생활습관을 교정하면 질염 자체를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미 질염에 걸렸을 때도 빨리 낫게 해준다. 질염의 가장 흔한 원인균인 칸디다를 막으려면 회음부를 약간 건조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샤워 후에는 물기를 완전히 말린 후 속옷을 입고, 속옷은 면 제품으로 고르는 게 좋다. 꽉 끼는 바지나 레깅스는 좋지 않다.
환절기의 면역력 저하를 막는 것도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로를 하면 질염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 나와 있다. 환절기에는 기온 등 환경의 변화에 우리 몸이 적응하기 위해 스트레스가 다른 때보다 많아진다. 이에 따라 면역력도 함께 떨어지고, 이는 질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생식기를 과도하게 씻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서용수 교수는 "질 안에는 유익균이 있어서 유해균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며 "질 안쪽을 물로 자주 씻어내면 유익균까지 씻겨 내려가 유레아플라즈마·마이코플라즈마 같은 유해균이 잘 침투한다"고 말했다. 특히, 알칼리성의 일반 비누를 이용해 씻으면 약산성이어야 할 질의 pH농도(수소이온농도)가 중성으로 변해 좋지 않다.
◇증상 없어도 1주일에 한두 번씩 세정
회음부를 청결하게 하려면 질 세정제를 사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여러 제품이 나와 있는데, 그 중 질의 산도(酸度)를 깨뜨리지 않는 것을 고르는 게 좋다. 일반의약품인 '지노베타딘'은 질염을 유발하는 원인균을 제거하고, 유익균의 수를 늘리는데 도움을 준다. 이런 질 세정제는 1주일에 한두 번 정도 사용하면 좋고, 질염 증상이 이미 생겼다면 매일 한두 번씩 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