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포커스] 영상검사

이는 드라마 속의 극단적인 상황이지만, 실제 영상검사 사진의 완벽한 판독은 웬만한 영상의학과 전문의도 쉽지 않다. 영상검사 사진은 실제로 몸을 열고 들여다 보는 것과 전혀 다르다. 영상은 입체적인 몸의 상태를 평면 위에 다양한 형태로 표현하는 그림자일 뿐이다.
MRI로 어떤 장기를 찍었다고 하자. 수많은 평면 사진 속에서 비정상적인 부분을 있는 대로 다 찾아내야 하고, 그 중 질병과 관계있는 병변을 몸 속에 발생한 입체적인 상태로 해석할 수 있어야 하고, 문제가 될 만한 점을 가능성이 큰 순서대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판독'이다. 영상검사를 정확하게 하려면 촬영 장비가 우수해야 하는 것은 물론, 판독의의 풍부한 경험이 필수적이다. 역사적 지식을 폭넓게 갖춘 고고학자일수록 새로 발굴한 고대 벽화에 표현된 의미를 정확히 해석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필자는 "다른 병원에서 찍은 영상검사 사진을 가져갈테니 읽어달라"는 부탁을 종종 받는다. 그러는 분들은 보통 "이 병원에서 CT는 누가 잘 보세요? MRI는요?"라고 질문한다. 그러면 "어떤 장기를 찍은 사진이냐"고 되물을 수밖에 없다. 사람이 걸리는 수만가지 질병의 영상검사 사진을 의사 한 명이 모두 통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큰 병원 영상의학과는 세부 전문분야로 나눠져 있다. "흉부CT를 보는 의사가 왜 복부CT는 못 보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는다. 볼 수는 있다. 하지만, 세부 전문분야가 아니면 봐도 보이지 않는 것이 많기 때문에 안 보는 것이다. 촬영한 사진의 판독 외에도,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어느 질환을 진단할 때 무슨 장비에서 어떤 방식으로 촬영하는 것이 최선인지도 임상의사에게 알려준다.
영상검사를 받는 환자는 검사비가 다른 병원보다 싼지 비싼지에 주로 관심을 갖는다. 검사비 비교도 필요하겠지만, 자신이 받은 영상검사 판독을 해 줄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어떤 경험을 가진 누구인지 살펴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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