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회전 훈련으로 뇌에서 어지럼증 억제
'피겨여왕' 김연아(24) 선수가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74.92점(기술점수 39.03점+프로그램 구성점수 35.89점)으로 1위를 했다
김연아 선수의 대표 강점은 교과서 점프와 우아한 스핀. 그런데 점프를 해서 두 바퀴 반을 도는 더블 악셀부터 등을 뒤로 젖히는 레이백 스핀까지 3~4분의 짧은 시간동안 여러 번 회전했는데도 어지러워하는 기색조차 없다. 어떻게 가능한 걸까?
우리 귀 속에는 있는 전정기관은 몸의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한다. 반지같이 생긴 반고리관 3개로 이뤄져있는데 이 안에 림프액이 있다. 우리가 몸을 움직일 때마다 림프액이 함께 움직이고 반고리관 안쪽의 감각기수용세포인 유모세포의 섬모가 이를 감지해 몸의 균형을 잡는 것.
하지만 회전을 여러 번 반복하면 회전이 끝난 뒤에도 유모세포의 섬모가 계속 움직이면서 어지러움을 느끼게 된다. 계속해서 회전하는 놀이기구나 제자리에서 여러 번 도는 게임 등을 했을 때 어지럼증을 느끼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건국대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김창희 교수는 김연아 선수가 어지럼증을 이기고 흐트러짐 없이 회전을 선보일 수 있는 이유를 ‘전정습관화’ 과정으로 설명했다. 김창희 교수는 “끊임없는 훈련으로 반고리관에서 회전감을 느껴도 이를 뇌가 억제해 균형을 잡을 수 있게 몸을 어지럼증에 익숙하게 만든 것”이라며 “어지럼증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연습을 통해 어지러운 증상을 뇌가 철저히 억제하고 조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정습관화’는 어지럼증을 치료하는 방법으로도 쓰인다. 어지러움을 느끼는 상황이나 자세를 찾아내 이를 반복해 경험하게 하는 치료법이다. 처음에는 심한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지만 훈련이 반복되면서 증상이 점차 나아지고 나중에는 어지러움을 느끼지 않게 된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한데 많은 경우 귓속 이상으로 생긴다. 메니에르병이나 이석증, 전정신경염 등이 대표적이다.
김창희 교수는 “평상 시에 주변이나 자신이 빙빙도는 느낌을 받거나 귀가 꽉 찬 느낌, 귀에서 소리가 나는 이명현상 등이 자주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