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대 사건 관계자, 한 달 이내 치료해야 정신 지킨다

지난 17일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지붕이 무너지며 신입생 환영회에 참여 중이던 부산외대 학생 9명과 이벤트 회사 직원 1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갑작스런 사고로 인해 사고 당사자뿐 아니라 온 국민들이 모두 충격에 빠져 있는데, 이때 발생할 수 있는 '외상 후 스트래스 장애'는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사건 수십년 후까지 환자를 공포에 떨게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 가족의 역할 중요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예상치 못한 사고나 상황을 통해 받은 정신적인 충격이 풀리지 않아 생기는 불안증세를 말한다. 주요 증상은 반복되는 악몽·불면증·공황발작·환청과 같은 지각 이상 등이다. 만성이 될 경우 공격적 성향이나 충동적 행동·우울증·알코올 의존증이나 두통·소화불량·수전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보통은 한 달 이내에 좋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될 때는 30%만 완전히 회복되고 10%는 증세가 좋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된다. 만약 가족 중 한 명이 이러한 상황에 처해 있을 경우에는 사고 피해자의 상태를 살펴 증상의 심각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고를 경험한 당사자뿐 아니라 주위 가족들은 사고에 대한 분노, 죄책감, 후회 등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들 속에서 '좋아지겠지'하는 막연한 마음을 갖는 것은 환자의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 가족은 환자가 편안하고 안정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며 잠을 편히 잘 수 있도록 해주고 얘기를 공감하며 들어주는 게 좋다. 증세 호전이 한 달 이상 없다면 전문가에게 치료를 의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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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선일보 DB

◇성격 예민할수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취약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개인의 성격에 따라 증상이 나타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매사 긍정적이고 모든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보다는 생각과 걱정이 많고 성격이 예민한 이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취약하다. 증상 역시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양상을 띤다. 두통·복통·근육통과 같은 신체적인 변화가 있거나 우울증·불안장애·성격장애가 생길 수 있고, 심한 경우정신분열증이 오기도 한다. 알코올과 약물 중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재경험·회피·과각성이다. '재경험'은 자신에게 충격을 준 상황이나 사고 장면이 시도 때도 없이 떠오르고 당시 받았던 충격이 다시금 전해지는 것이다. 반대로 있었던 일 자체를 무시하며 사고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꺼리거나 애써 피하는 경우는 '회피'라고 한다. 사고 이후 신경이 극심하게 예민해져 심하게는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에도 잠을 깰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과각성'이다.

◇사고 직후 증상 없다고 방심하면 안돼

치료는 불안·우울 증세를 감소시키고 잠을 잘 자도록 돕는 약물치료와 공포 대상으로부터 두려움을 이겨내도록 하는 인지행동치료가 있다. 약물 치료를 통해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사고에 대한 생각을 줄이고 숙면을 취하면 불안감은 서서히 줄어든다. 이를 바탕으로 사고와 관련된 피하고 싶은 이미지에 단계적으로 노출시켜 막연한 불안감과 긴장을 극복하도록 한다. 이러한 노출의 단계는 전문가에 의해 조심스럽게 이루어져야 하며 성급한 노출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치료 초기에는 정신과 치료에 대한 거부감, 사고와 관련된 죄책감, 사람들에 대한 신뢰감 상실 등이 치료의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있으나 치료를 통해 편안함을 느끼게 되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게 된다. 치료의 시작에는 가족들의 격려와 권유가 매우 중요하다. 신체적인 부상이 심한 경우 초기에는 드러나지 않다가 신체적인 치료가 진행되면서 사고 후 1주 정도가 지나면서 불면과 불안이 더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사고 직후 괜찮다고 하더라고 1~2주까지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클리닉(정신건강의학과) 이병철 교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사고 직후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사건 발생 수 십 년 후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기에 외상이 없더라도 우울·불안증세가 지속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