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심혈관에만 나쁜 줄 알았는데… 담배, 허리도 병들게 한다

비타민C 줄이고 칼슘 흡수 방해… 척추 기능 떨어뜨려

담배를 피우면 암·심혈관 질환 등 몸 곳곳에서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흡연이 허리 통증을 유발하고, 디스크 발생 위험도 높인다고 한다. 담배가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이유는 뭘까?

칼슘 흡수·혈액순환 방해 받아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이 성인 1300명을 52년간 추적 조사했더니, 흡연·고혈압·고지혈증 등 여러 요인 중 흡연이 허리 통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요통을 겪는 비율이 31% 높다는 핀란드의 연구도 있다. 이처럼 흡연이 허리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니코틴·일산화탄소 등 유해 물질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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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피우면 칼슘 흡수와 혈액순환이 잘 안 이뤄져서 척추의 퇴행성 변화가 빨리 일어난다. 흡연이 요통을 유발하는 이유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우리들병원 신경외과 김호진 의무부원장은 "니코틴은 칼슘 흡수를 방해해 척추가 약해지도록 만든다"며 "일산화탄소도 혈액순환을 방해해 척추로 영양분·산소 공급이 잘 안 되게 한다"고 말했다. 척추 뼈 사이에는 쿠션 역할을 하는 추간판이 있는데, 추간판 자체에는 혈관이 없기 때문에 주위의 모세혈관으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아야 한다. 그런데 담배를 피워서 혈액순환이 잘 안되면 이 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퇴행성 변화가 빨리 오는 것이다.

비타민C가 부족해지는 것도 문제다. 담배 한 개비를 피우면 몸속 비타민C는 0.5㎎씩 줄어든다. 추간판을 구성하는 콜라겐은 비타민C가 있어야만 잘 생성되는데, 흡연 탓에 콜라겐 생성이 잘 안되면 추간판의 기능이 떨어진다. 간접적으로는, 흡연 때문에 나빠진 기관지 건강도 영향을 끼친다. 기침을 많이 하면 복부와 디스크의 압력이 높아져서 디스크가 파열될 수 있다.

금연하면 통증 완화

김호진 의무부원장은 "담배를 끊으면 허리 통증을 다시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금연만으로 질병 자체가 치료되는 것은 아니지만, 금연을 하면 체내 칼슘·비타민·미네랄 농도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폐기능이 좋아져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어 척추 주변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미국 로체스터의대 정형외과 연구팀이 척추 질환으로 수술·비수술 치료를 받은 환자 5333명을 8개월간 조사했더니, 담배를 끊은 뒤 허리 통증이 완화됐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조사 기간 중 계속 담배를 피운 사람의 통증지수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금연을 시작한 사람들의 통증지수는 평균 8.22점에서 6.66점으로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