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피우면 암·심혈관 질환 등 몸 곳곳에서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흡연이 허리 통증을 유발하고, 디스크 발생 위험도 높인다고 한다. 담배가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이유는 뭘까?
◇칼슘 흡수·혈액순환 방해 받아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이 성인 1300명을 52년간 추적 조사했더니, 흡연·고혈압·고지혈증 등 여러 요인 중 흡연이 허리 통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요통을 겪는 비율이 31% 높다는 핀란드의 연구도 있다. 이처럼 흡연이 허리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니코틴·일산화탄소 등 유해 물질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담배를 피우면 칼슘 흡수와 혈액순환이 잘 안 이뤄져서 척추의 퇴행성 변화가 빨리 일어난다. 흡연이 요통을 유발하는 이유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우리들병원 신경외과 김호진 의무부원장은 "니코틴은 칼슘 흡수를 방해해 척추가 약해지도록 만든다"며 "일산화탄소도 혈액순환을 방해해 척추로 영양분·산소 공급이 잘 안 되게 한다"고 말했다. 척추 뼈 사이에는 쿠션 역할을 하는 추간판이 있는데, 추간판 자체에는 혈관이 없기 때문에 주위의 모세혈관으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아야 한다. 그런데 담배를 피워서 혈액순환이 잘 안되면 이 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퇴행성 변화가 빨리 오는 것이다.
비타민C가 부족해지는 것도 문제다. 담배 한 개비를 피우면 몸속 비타민C는 0.5㎎씩 줄어든다. 추간판을 구성하는 콜라겐은 비타민C가 있어야만 잘 생성되는데, 흡연 탓에 콜라겐 생성이 잘 안되면 추간판의 기능이 떨어진다. 간접적으로는, 흡연 때문에 나빠진 기관지 건강도 영향을 끼친다. 기침을 많이 하면 복부와 디스크의 압력이 높아져서 디스크가 파열될 수 있다.
◇금연하면 통증 완화
김호진 의무부원장은 "담배를 끊으면 허리 통증을 다시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금연만으로 질병 자체가 치료되는 것은 아니지만, 금연을 하면 체내 칼슘·비타민·미네랄 농도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폐기능이 좋아져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어 척추 주변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미국 로체스터의대 정형외과 연구팀이 척추 질환으로 수술·비수술 치료를 받은 환자 5333명을 8개월간 조사했더니, 담배를 끊은 뒤 허리 통증이 완화됐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조사 기간 중 계속 담배를 피운 사람의 통증지수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금연을 시작한 사람들의 통증지수는 평균 8.22점에서 6.66점으로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