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귀는 '인체의 축소판'이라 불릴 정도로 여러 경혈(經穴)이 모여 있는 곳이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박연철 교수는 "한의학에서는 경혈이 오장육부와 연결돼 있는 것으로 보고, 이를 이용해 질병을 치료한다"며 "경혈 지압만으로도 침과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술자리가 잦은 연말엔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지압으로 건강을 챙겨보는 건 어떨까.
손, 발, 귀의 경혈점을 지압하면 우리 몸의 각 장기 기능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가벼운 통증 느낄 정도로 자극
지압을 하면 혈액순환이 잘 되고 몸의 긴장이 풀린다. 각 경혈 부위는 1~3분 정도에 걸쳐, 기분이 좋으면서 가벼운 통증이 느껴질 정도로 자극하는 게 좋다. 과도하게 자극하면 위치에 따라 몸살·어지럼증·피로감 등을 겪을 수 있다. 질병이 있는 환자나 노약자, 어린이는 손·발·귀 한 쪽씩 5분 이내로 약하게 하는 게 좋다. 지압을 하기 전에는 그 부위를 깨끗하게 씻고, 천연식물 에센셜 오일이나 마사지 크림을 바르면 좋다. 피부 마찰이 줄고 혈액순환이 더 잘 되기 때문이다. 몇 가지 지압법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손가락 첫마디 누르면 두통 완화
손바닥은 몸의 앞부분, 손등은 뒷부분에 해당한다. 중지는 얼굴, 검지·약지는 팔, 엄지·소지(새끼 손가락)는 다리로 볼 수 있다. 위, 대장, 간, 심장 등 몸의 주요 장기 기능을 주관하는 경혈도 따로 있다. 과음에 따른 숙취를 풀고 싶다면 소부혈(少府穴)을 지압해야 한다. 주먹을 쥐었을 때 새끼 손가락이 닿는 손바닥 부분이다. 이 부위를 위로 쓸어 올리듯 지압하면 간 기능이 활성화돼 알코올 분해 능력이 올라가고, 해독 기능도 좋아진다. 검지, 중지, 약지, 소지의 첫째 마디를 번갈아 누르면 숙취로 인한 두통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체력 증진시키는 발 지압
발은 하루 종일 몸을 지탱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피로해진다. 발을 조금만 지압해도 피로가 풀리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체력 증진과 관련이 있는 혈자리가 있기 때문이다. 먼저 족욕으로 전신의 긴장을 푼 뒤 발바닥의 중심선 상에 있는 용천혈(湧泉穴)을 자극하는 게 기본이다. 용천혈은 '생명과 기운이 샘처럼 솟아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발을 오므렸을 때 움푹 들어가는 부분이다. 발뒤꿈치부터 양손으로 쓸어 올리다가 용천혈 지점에서 지긋이 누르면 된다. 다만, 식사 후 1시간 이내에는 안 하는 게 좋다. 음식물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혈액이 위장으로 모여야 하는데, 이때 발을 지압하면 혈액이 분산돼 소화에 방해를 받는다.
▷소화 기능 높이는 귀 지압
한방에서는 질병을 치료할 때 이침(耳鍼)을 쓰기도 한다. 귀의 각 부위가 장기·신경·근육 등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그 기능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전문가가 이침을 할 경우 감염 등의 위험이 따르므로, 가정에서는 손이나 이쑤시개 등을 이용해 귀를 자극해보자.
기름진 음식은 많이 안 먹는게 좋지만, 연말에는 송년회 등으로 인해 피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귀의 신문혈(神�穴), 위장점, 대장점, 비장점, 교감신경점을 자극하면 좋다. 소화 기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술을 마신 뒤에는 인체의 열이 빠져나가는 부위 중 하나인 눈점을 지압하는 게 좋다. 몸속의 독소가 쉽게 배출돼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