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재활도 시간이 '열쇠'

수술 후 3일 내 시작하고, 3~6개월간 집중치료 받아야

지난해 겨울 아침 식사 중 갑자기 오른쪽 팔다리가 마비된 심모(65·경기 광주시)씨.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뇌경색 진단을 받고 응급 수술을 받았다. 혈관을 막고 있던 혈전은 없앴지만 마비 상태는 그대로였다.

심씨는 수술 다음 날부터 재활치료를 시작했다. 제대로 설 수도 없는 상태였지만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후유증이 덜 남는다"는 의료진의 말을 듣고 매일 4시간씩 치료를 받았다. 심씨는 사흘째 평행봉을 잡고 오른쪽 다리를 스스로 끌 수 있게 됐다. 심씨는 3주만에 지팡이를 짚고 걸어서 퇴원했다.

◇휠체어 안 타고 걸어서 퇴원

예전에는 뇌졸중이 생긴 후 목숨을 건지면 "그래도 산 게 어디냐"며 몸 한 쪽이 마비되는 것은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뇌 조직이 이미 손상됐기 때문에 재활치료를 해도 회복이 잘 안된다고 생각해 퇴원 후 재활치료를 시작하기도 했다. 재활치료의 선진국이라는 미국의 경우, 2007년 뇌졸중 환자가 발병 후 2주 동안 재활치료를 받는 비율은 20%도 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수술이나 응급처치 후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48~72시간 이내에 재활치료를 시작한다. 빨리 시작할수록 손상된 기능이 더 많이 회복되기 때문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재활센터 백남종 교수는 "뇌손상 정도가 비슷할 경우, 예전에는 평생 휠체어를 타야 할 경우지만 최근에는 적극적인 재활치료 덕분에 스스로 걸을 수 있을 정도까지 회복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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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환자가 자기장으로 뇌를 자극하는 경두개자기자극법(TMS)치료를 받고있다. TMS는 손상된 뇌부위가 있는 머리에 자기장을 쏴 뇌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치료법이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기억력도 재활

재활치료 목적은 팔·다리·손가락 같은 근육의 운동기능만 회복시키는 게 아니다. 언어·기억력·지남력(외부 환경을 적절히 이해하는 능력) 같은 인지기능이나 삼킴장애도 대상이다. 근육 움직임 뿐 아니라 사고 과정도 모두 뇌가 관장하기 때문이다. 이때도 반복훈련이 기본이다. 삼킴장애는 삼킴과 관련된 근육을 많이 움직이게 하거나, 턱 밑에 전기자극을 가해 근육을 일부러 움직이게 만들어 뇌에 신호를 전달한다. 코로 액체 영양제를 공급받던 사람도 재활치료 후에는 음식을 씹을 수 있게 된다. 기억력은 카드나 컴퓨터 게임으로 모양이나 색, 숫자 등을 기억하거나 순서를 맞추도록 한다.

최근에는 자기장으로 손상된 뇌부위를 자극해 기능을 회복시키거나, 환자의 흥미를 이끌어내기 위해 가상현실을 치료에 이용하기도 한다. 균형감각을 익힐 때 단순히 평행봉에서 손을 떼는 게 아니라 3D 안경을 끼고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느낌이 나도록 하는 식이다. 백 교수는 "손상된 범위의 크기와 중증도에 따라 재활치료 전이라도 어느 정도까지 기능을 회복할지 예측이 가능하다"며 "뇌졸중이 생겼더라도 적극적인 재활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병 후 3~6개월, 재활 '골든 타임'

재활치료는 발병 후 3~6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다. 일부 뇌 조직이 망가지면 뇌세포들은 망가진 부위를 피해 새로 연결된다. 경부고속도로가 망가졌다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못 가는 것이 아니라 영동·중앙고속도로 등을 통해 우회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를 '뇌의 가소성'이라고 한다. 백남종 교수는 "뇌의 가소성이 가장 활발한 시기가 뇌 손상 후 3~6개월 이내"라며 "이 시기에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가소성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것이 재활치료의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