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때는 벌집 볶아 술에 타 먹었다는데…

삼국유사에 음경이 한자 다섯 치(45㎝)라고 기록된 신라의 지철로 왕은 우리 역사상 최대의 심볼을 소유한 인물로 전해진다. 나주 기생 자운아(紫雲兒)가 "오직 군수 정문창 만이 뛰어나다"고 감탄했던 정문창은 침실 테크닉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다. 포은 정몽주의 후손인 정문창은 조선시대 성종 대에 활동했던 인물이나, 저서나 특별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최고의 강직도를 보여준 인물은 성종 때의 재상이자 문장가로 이름이 높았던 신용개이다. 천안의 기생 사덕은 병조판서였던 신용개와 하룻밤 만리장성을 쌓은 후에 "대감의 웅대함은 오동나무 수레바퀴"라고 평했다.

세 인물이 보여주듯, 정력의 상징은 크기·테크닉·발기력이다. 이 중 발기력이 성 생활의 핵심이다. 발기가 충분히 되지 않으면 성행위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발기부전은 음경이 충분히 발기되지 않거나 유지되지 않아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발기부전의 원인은 다양한데, 기질적 발기부전의 원인은 혈관장애성, 신경장애성, 내분비호르몬장애성으로 구분한다. 이 중 대부분은 혈액이 음경에 고여 있지 못하고 빠져나가는 혈관장애성에 해당한다.

발기부전 치료를 위한 노력은 고대부터 있었다. 우리 역사상 가장 오래된 발기부전제 제조법은 삼국시대에 쓰여진 '신라법사비밀방(新羅法師秘密方)'에 기록돼 있다. 8월 중순에 채집한 벌집을 100일간 말린 다음 재로 변할 때까지 볶아서 술에 타 먹거나, 침을 묻혀 음경에 바르면 정력이 7배 강해진다고 적혀 있다. 또한 '음경의 길이가 3촌(寸)이나 커지고 쇠방망이처럼 단단해지며, 부인이 없으면 바르지 마라(無婦不得傅之)'고 기록돼 있다. 하지만, 벌집을 볶아서 술에 타 먹는다고 발기력이 돌아오진 않는다.

현대의 발기부전의 치료 방법에는 크게 약 복용, 주사요법, 수술요법 등 3가지가 있다. 먹는 약은 복용이 간단하고 70% 정도의 발기부전 개선 효과가 있지만 부작용이 적지 않다. 주사요법은 남성이 성 관계를 갖기 전에 스스로 발기유발제를 음경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다소 번거롭지만 부작용이 거의 없다. 3중약물혼합요법과 4중약물혼합요법 등을 많이 쓴다. 음경해면체가 손상된 일부 환자에게는 제한적으로 음경혈관 수술을 시행하거나, 음경해면체 내에 보형물을 삽입해서 인위적으로 발기상태를 조작하는 보형물삽입술을 적용한다. 발기부전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95% 이상 치료가 가능하다. 침실에서 아내에게 타박받기 시작하면 혼자 끙끙대지 말고 비뇨기과 의사와 상담해보도록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