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 황모(40·서울 마포구)씨는 2007년 담석 때문에 담낭 제거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가슴 아래 2곳과 배꼽 등 3곳에 구멍을 뚫는 복강경으로 이뤄졌다. 황씨 사례도 이젠 옛 이야기가 됐다. 최근에는 구멍을 하나만 뚫는 단일공 복강경수술을 많이 한다. 처음엔 담낭 제거 같은 간단한 수술에 주로 쓰였지만 최근엔 탈장, 전립선암, 대장암, 자궁근종 수술 등 쓰임새도 넓어지고 있다.
배꼽에 구멍 하나만 뚫은 후 로봇으로 담낭 제거 수술을 하는 모습. 수술기구와 카메라가 모두 배꼽으로 들어 간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단일공 복강경수술은 구멍을 3~4개 뚫는 일반 복강경수술보다 장점이 많다. 대전성모병원 외과 이상철 교수팀이 단일공 복강경으로 충수돌기염(맹장염) 수술을 받은 환자 55명과 일반 복강경수술을 받은 환자 76명의 수술 결과를 비교한 결과, 수술시간, 수술 후 첫 식사까지 걸리는 시간, 진통제 사용량은 차이가 없는 반면 평균 입원 일수는 단일공 복강경수술이 하루가 짧았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이정렬 교수는 "구멍을 하나만 뚫는 게 수술 중 장기나 혈관을 다치게 할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단일공 복강경수술은 이같은 장점이 많지만, 기법이 까다로워 의사들의 숙련도가 요구되는 수술법이다. 모든 수술장비가 배꼽을 통해 한 방향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몸 속에서 부딪힐 수도 있다. 가위나 집게도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므로 미세한 동작을 능숙하게 하기 위해서는 오랜 훈련이 필요하다. 세브란스병원 외과 강창무 교수는 "담낭 제거수술의 경우 제대로 익히려면 40회 정도 연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가장 발전한 수술법이라는 로봇수술에도 최근 단일공 수술법이 도입되는 추세다. 로봇수술은 수술 기구를 정교하게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어 기존 복강경수술보다 복잡하고 세밀한 동작이 가능하다. 다만 단일공 로봇수술은 담낭 제거에만 활용되고 있으며, 다른 장기 수술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정렬 교수는 "단일공 로봇수술이 여러 질환 수술에 쓰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술과 장비 개발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