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효과 높은 폐렴 백신 나와 유럽선 50세 이상에 접종 권고 독감 백신과 함께 맞으면 좋아
우리나라에서 입원 환자가 가장 많은 질환은? 바로 '폐렴'이다.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정기석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폐렴구균성 폐렴 환자의 평균 치료 기간은 19.7일, 의료비는 196만~226만 원이었다.
이렇게 치명적이고 경제적 부담이 큰 폐렴이지만 다행히 예방백신이 있다.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호흡기학회(ERS)에서는 학회 역사상 처음으로 폐렴 예방백신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 정기석 교수는 "최근 성인에서 폐렴 예방 효과가 좋은 백신이 나와 의학계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폐렴은 한국인 사망원인 6위를 차지할 만큼 치명적인 질환이다. 폐렴 위험이 높은 50세 이상은 백신을 맞는 게 좋다. 최근 효과가 좋은 폐렴 예방백신이 나와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폐렴,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
폐렴은 세균·바이러스가 폐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가장 큰 원인은 폐렴구균(27~44%)이다. 폐렴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2000년 한국인 사망 원인 중 10위였다가 2011년 6위로 올라섰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 역시 2003년 10만명 당 5.7명에서 2011년 17.2명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통계청 자료·그래픽)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유광하 교수는 "면역기능이 떨어져 폐렴에 취약한 노인 인구가 늘기 때문"이라며 "노인 요양시설이 증가한 것도 감염 질환인 폐렴이 증가한 이유이다"고 말했다. 폐렴은 체내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50대부터 늘어난다. 당뇨병·고혈압·만성폐쇄성폐질환(COPD)·만성 간질환 등을 앓고 있는 경우도 많아 폐렴에 더 잘 걸린다. 정기석 교수는 "50세 이상 폐렴 환자 693명을 조사한 결과, 80% 이상이 당뇨병 등과 같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폐렴구균 백신으로 예방 가능
폐렴구균 감염을 막는 폐렴 백신은 이미 나와 있다. 백신은 크게 다당질 백신(PPV)과 단백결합백신(PCV)으로 나뉘는데, 다당질 백신은 폐렴구균을 싸고 있는 다당질만 뽑아서 몸 속에 주입하는 백신이다. 그러나 면역 유지 효과가 떨어져 5년이 지나면 면역원성(항원에 대한 항체를 만드는 능력)이 최대치의 75%까지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다. 반면 폐렴구균을 싸고 있는 다당질에 특정 단백질(CRM197)을 결합한 단백결합백신은 높은 면역 반응과 면역 기억을 가져 예방 효과가 높다. 영국에서 만 5세 전의 영유아에게 단백결합백신인 '프리베나'를 접종시켰더니 접종 전에 비해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에 의한 침습성 폐렴구균성 질환이 98% 감소했다.
유럽식약청(EMA)에서는 50세 이상 성인은 단백결합백신을 맞거나, 다당질 백신을 맞는다면 그 전에 단백결합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 국내 보건당국은 75세 이상에게 다당질 백신을 무료로 접종해 주고 있다. 11월부터는 65세 이상으로 대상이 확대된다. 정기석 교수는 "만성질환이 있는 50세 이상은 단백결합백신을 먼저 맞고, 65세 이후에 국가 접종인 다당질 백신을 맞으면 예방 효과가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감 백신과 함께 맞아라
독감과 폐렴 예방백신을 함께 맞으면 질병으로부터 더 안전하다. 노인은 독감에 걸리면 폐렴으로 발전해 사망할 수 있다. 유광하 교수는 "폐렴 예방백신을 아직 맞지 않았다면 독감 접종 시기에 독감 백신과 함께 맞으면 편하고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만성폐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 1898명에게 독감과 폐렴 예방백신을 동시에 접종한 결과, 폐렴으로 인한 입원률과 사망률이 떨어졌다. 독감백신은 매년 맞아야 하지만 폐렴 예방백신은 50세 이상에서 한 두번만 맞으면 된다.
바르셀로나(스페인)=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저작권자 ⓒ 헬스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