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3.08.19 09:00

이론적으로 보면 물은 많이 마셔도 모두 배출되고, 우리 몸의 수분 보유량에는 차이가 없으니 최소한만 마시면 된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의사는 왜 없는 걸까? 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생존이 아닌 '건강'을 향하기 때문이다. 이동환 원장은 "물을 적정량 이상 마셔야 배출되면서 몸속 노폐물이 잘 씻겨 나가고, 대사율이 높아지며, 대변 부피가 늘어나 변비가 없어진다"면서 "특히 외부와 직접 접촉하는 신체인 호흡기나 피부, 눈 등은 건조하지 않게 유지해야 면역력이 높아져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생존'이 아닌 '건강'을 위해 마셔야 하는 물의 적정량은 얼마일까?

물 따르고 있는 사진
사진 헬스선DB

Case 1 이뇨성 음료나 맥주를 즐긴다면?

커피는 우리 몸에서 수분을 배출시키는 이뇨작용을 한다. 커피 외에도 녹차·우롱차·국화차 등도 이뇨작용을 한다. 이런 음료를 1L 마시면 몸에서는 1.5배인 1.5L 수분이 빠져나간다. 맥주는 마신 양보다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수분의 양이 2배 정도 많다. 특히, 알코올이 방광을 예민하게 해 평소보다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 그러므로 이뇨성 음료나 술을 마실 때는 수분 보충에 신경 쓰면서 빠져나간 양만큼의 물을 더 마셔야 한다. 예를 들어, 커피를 한잔 마셨으면 그 다음에는 물이나 이뇨작용이 없는 보리차 등을 한 잔 반 정도 마시자. 맥주를 마실 때는 물을 두 배까지 더 마시자.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수분이 많은 과일 등의 안주를 챙기자.

Case 2 건강한 성인이라면?

건강한 성인은 물을 얼마나 마셔야 할까? 이는 체중에 따라 다르다. 권길영 교수는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일수록 물 필요량도 많다”며 “자신의 체중에 30~33을 곱하면 최소한의 하루 물 필요량(mL)이 나온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체중이 70kg인 성인은 하루에 2100~2310mL(2.1~2.3L)를 마시면 된다. 자신의 체중에 맞는 물 적정량을 구했으면, 그 만큼을 아침마다 병에 넣어 두고 수시로 마시자. 특히, 나이 들수록 신장 수분 재흡수율이 떨어지고, 뇌 시상하부에 있는 갈증 중추가 노화되기 때문에 몸속에 수분이 부족해도 갈증을 심하게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목마르기 전에 수시로 물을 마시자. 단, 한꺼번에 너무 많이 마시면 안 된다.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해 두통·구역질·현기증·근육경련 등이 일어날 수 있다.

Case 3 운동하거나 집중할 때라면?

운동할 때는 수분이 부족해질 위험이 가장 높은 때이다. 운동할 때는 땀이나 호흡 등으로 빠져나가는 수분량이 많은 반면, 수분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몸속 수분 균형이 깨지기 쉽다. 업무나 회의, 특정 작업 때문에 집중을 하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업무나, 운동 등 집중해야 하는 특정 일에 돌입하기 20~30분 전에 물을 충분히 마시면 좋다. 운동할 때는 한 번에 땀을 지나치게 흘리는 것은 좋지 않다. 지속적으로 집중해야 하는 유산소운동만 오래하면 탈수증세가 생길 수 있다. 유산소운동 10~15분에 근력운동 한 세트를 교차적으로 병행하는 ‘인터벌 트레이닝’이 좋다. 중간에 물 마실 여유를 찾을 수 있고, 몸속 수분이 땀을 통해 한 번에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Tip 목마름 vs 가짜 배고픔 흔히 운동이나 장시간 업무 후에는 배고픔을 느끼는데, 이는 대부분 진짜 배고픈 경우보다는 몸에 수분이 부족한 경우다. 식욕중추와 갈증중추는 서로 가까워서 목이 마른데 수분을 보충해 주지 않을 경우 배고픔으로 착각할 수 있다.

Case 4 더운 여름이라면?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더운 여름에는 땀으로 배출되는 수분량이 다른 계절에 비해 평균 0.5배 정도 많다. 따라서 물을 충분히 마셔서 수분을 보충하자. 평소 하루 2L를 마시던 사람이면 여름에는 3L 정도로 늘리는 식이다. 냉방이 되는 시원한 실내에 머무는 사람은 땀을 흘리지 않으니 물을 더 많이 마시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큰 오산이다. 여름에는 땀 때문만이 아니라 냉방 때문에 피부나 호흡으로 증발되는 수분도 적지 않다. 특히 더운 밖과 시원한 실내를 오가다 보면 체온조절이 잘 안 되는데, 이때 물을 많이 마시면 전해질 순환이 원활해져 체온조절에 도움이 된다.

Tip 더워도 미지근한 물로! 여름철 물 섭취 시 주의할 점이 있다. 덥다보니 찬물이나 얼음 등을 많이 찾는데, 과도하게 찬물은 더워진 몸속에서 흡수되는 속도가 더디다. 특히 찬물을 한꺼번에 많이 마시면 체온과의 차이 때문에 두통이 생길 수 있으니 가능한 미지근한 물을 마시자.

+ Tip 물 마시는 양에 따라 몸속 수분량이 다르다?

건강한 성인은 항상 70%의 수분량을 유지하고, 이 수치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건강을 위해 물을 많이 마신다" 혹은 "적게 마신다"는 개념으로는 거의 달라지지 않는다. 또, 물은 대사를 돕는 역할을 할 뿐 스스로 대사되거나 영양소로 저장되지 않는다. 이동환 원장은 "심하게 설사를 하거나 고열에도 물을 안 마시거나, 목마름 신호를 계속 무시하거나, 극히 짧은 시간 안에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지 않는 한 인체 수분량의 정상 비율은 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대사시키고, 혈액을 돌게 하는 데 필요한 몸속 수분은 70%다. 우리 몸은 물을 많이 마시면 불필요한 양을 배출하고, 물을 적게 마시면 적게 배출하면서 항상 같은 비율을 유지한다.

+ Tip 하루 0.5L도 안 마시는데 살 수 있는 이유

체중이나 연령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전문가들은 '최소한' 하루 1L의 수분을 섭취해야 생존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물을 하루 0.5L도 채 안 마신다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 있는 것일까? 그 해답은 바로 식사에 있다. 하루 한 끼도 안 먹는 단식을 하지 않는 한 식사를 통해 수분을 1~1.5L 섭취하게 된다. 정상 식사를 하는 사람은, 물을 따로 마시지 않아도 생존을 위한 최소 이상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다. 박명규 교수는 "최소 1L 정도의 수분만 섭취하면 생존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며 "하루 0.5L의 물도 채 안 마시는 사람이 생존할 수 있는 것은 식사를 통해 최소 이상치의 수분을 섭취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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