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체험하는 80세 '2시간' 노후 대책이 달라진다

노인생애체험센터 방문기

시니어는 노화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세대다. ‘이미 늙었다’라든지, ‘젊은 시절부터 몸 관리를 했어야 했다’는 말도 많이 한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 효창공원에 위치한 노인생애체험센터를 방문하면 이 말을 실감한다. 장비를 이용해 80세 몸 상태로 2시간 정도 실제 생활을 체험하는데, 이제 막 시니어가 된 장년층에게 100세 시대 건강 계획을 세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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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80세 노인이 되어 살아보는 2시간의 의미

노인생애체험센터를 찾으면 먼저 몸 구석구석에 체험복과 도구를 장착한다. 체험자는 80세 노인의 체력적 한계를 그대로 느끼게 되는데, 우선 움직임이 극도로 둔해진다. 시력 저하 상태가 심각해 앞이 잘 안 보이지 않기 때문에 손을 휘휘 저으며 걷다 부딪히기도 한다. “아이고” 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릴 정도다. 체험 중간에 사회복지사가 “고글을 벗어 목에 걸어 보세요”라고 지시하는데, 아무도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팔에 찬 압박 장비로 인해 손이 얼굴 근처에도 가지 않기 때문이다. 참가자가 착용하는 도구는 일본에서 고안해 제작된 것으로 무게만 6kg이다. 장비 구조가 80세 노인의 팔·다리·등의 굽어진 각도로 설계됐기 때문에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시니어 세

대까지 누가 착용해도 80세 노인의 몸 상태로 만들어 준다. 착용하면 곧바로 중증 녹내장 환자가 되고, 허리가 굽어진다. 팔과 다리, 손가락 마디마디가 저리다. 이 장비는 나이든 사람일수록 오히려 덜 힘들게 느낀다. 50세라면 현재 상태에서 30년, 70세라면 10년 급격히 노화된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노인생애체험센터는 노인이 겪는 불편한 환경과 편리한 환경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도구를 착용하고 바닥에 깔린 요에 누워 보고, 자동식 침대에 누워 보면서 어느 것이 더 편리한지를 느낀다. 또 녹내장과 황반변성을 반영한 고글을 쓰고 음료수병에 실선으로 적힌 유통기한을 확인하는 등 노인 입장에서 어느 것이 불편하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체감할 수 있다. 이렇게 생활 전반에 걸쳐 2시간 동안 체험하고 나면 체험자는 자연스레 노인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50~60대 체험자는 막연한 건강관리에 대한 다짐이 구체적인 계획으로 바뀐다. ‘80세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그 시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등을 고민하는 시니어는 노인생애체험센터를 찾아

보자. 황인한 사회복지사는 “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의 40대부터 초기 시니어 세대가 가장 힘들게 느낄 수 있다” 며 “건강해 보이는 80세 노인도 실제로는 신체적으로 무척 고단하다. ‘이미 늙었는데, 뭐’라고 말하는 초기 시니어라면 체험 후 건강관리가 얼마나 필요한지 알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2 실버 선배에게 듣는 노인생애체험의 중요성

2006년 노인생애체험센터가 설립된 이후 체험에 가장 많이 참가한 두 사람을 만났다. 이제는 실버 세대가 된 이들은 이 체험을 통해 건강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Mini Interview 1 대한노인회 황인한 회장

“80세 노인의 몸을 체험하면, 노후 계획이 달라집니다”

대한노인회 황인한(75) 회장은 시니어이던 7년 전 처음으로 노인생애체험을 했다. 이 경험이 그의 노후 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황 회장은 “노화가 시작되는 시기인 시니어 세대가 미리 실버 세대를 경험하면, 노후 계획이 구체적으로 변한다. 특히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닫는다”라고 말했다. 모든 시니어가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사실 ‘아직 괜찮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80세 체험을 하면 막연히 생각만 하던 건강관리를 당장 실천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황 회장은 전국 노인 대상 강연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으로 ‘건강’을 꼽는다. 현재 자신이 즐겁게 강연을 다니며 생활할 수 있는 것도, 꾸준한 건강관리 덕분이라고 믿는다. 노인생애체험센터 체험복을 입은 나이와 황 회장 나이는 불과 5세 차이다. 하지만 황 회장은 “7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체험복이 불편하다. 내가 건강관리를 잘했다는 증거이다”며 “행복이란 특별한 게 아니다. 마음이 편안하면 그것이 행복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려면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노인생애체험이 의미 있는 이유가 이것이다”라고말했다.

Mini Interview 2 조규동 노인생애체험센터 시설장

“즐거운 노후를 원한다면, 먼저 노인의 몸을 이해해야 합니다”

대한노인회 조규동(70) 시설장은 노인생애체험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이다. 그도 그럴 것이, 노인생애체험센터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 시설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실버 세대에 처음으로 경험한 80세 노인의 몸은, 그가 건강하게 70세를 맞이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조 시설장은 체험이 끝난 후 “체험복을 벗으니 날아갈 것 같다”며 “아직도 백내장 증상이 없는데, 고글을 쓰니 잘 안 보여 고생했다. 앞으로 건강관리에 더욱 힘써야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 시설장은 현재 노인을 가장 잘 이해해야 할 세대는 시니어 세대라고 강조한다. 부모 세대의 부양을 맡고 있으며,실제적인 노후 준비가 필요한 세대이기 때문이다. 조 시설장은 “노인의 굽은 허리가 얼마나 아픈지 느끼면, 시니어 세대의 건강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체험을 통해 눈이 어떻게 나빠지는지, 다리가 얼마나 불편해지는지 느끼면, 구체적인 노후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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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하나뿐인 ‘노인생애체험센터’

2006년, 노인의 일상생활을 올바르게 이해하자는 취지로 설립된 곳이다. 대한노인회에서 맡아 운영하고 있으며, 1년에 6500~7000명이 다녀간다. 체험관 내부는 거실, 주방, 욕실, 침실 등으로 나뉘어 체험자들이 노후준비의 필요성을 뼛속 깊이 느낄 수 있도록 고안됐다. 노인생애체험센터 체험자는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다양하다. 노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도 많이 찾는다.

운영 화~토요일 오전 10시~정오, 오후

2시~4시(일·월요일 휴관), 예약필수

문의 02-712-6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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