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마마'가 추천하는 여름 보양식 '콩을 넣은 닭국'

푸드 셀럽 3인의 추억 담긴 음식 이야기 2

"그 여름, 추억의 보양식을 소개합니다"

"1990년 여름, 우리 네 식구 선풍기 앞에 앉아 먹던 수박! 세상에서 가장 맛있었는데", "지난해 엄마 퇴원하고 먹으러 갔던 누룽지백숙이요. 마음이 놓여서였나, 모처럼 맛있게 냠냠했죠", "대학 2학년 때인가, 농활 가서 얻어 먹은 쑥콩국수가 생각나네. 쑥을 넣은 국수에 콩국물 100%라 진짜 고소하고 걸쭉했어요." <월간헬스조선> 편집부 기자들이 '지금 당장 떠오르는 그 여름, 추억의 보양식은?'이란 질문에 내놓은 음식들이다. 음식은 추억을 공유한다. 어렵게 만난 3명의 푸드 셀럽이 여름 보양식에 얽힌 추억을 한아름 꺼내 놨다.

요리 연구가 빅마마·고준영 셰프의 대를 이은 보양식, 콩을 넣은 닭국

이미지

할머니의 사랑 담긴 닭국 한 그릇

과천에 위치한 쿠킹스튜디오에 들어서자 주방 한쪽엔 무언가 펄펄 끓고 있고, 요리 연구가 빅마마와 딸 고준영 셰프는 요리에 넣을 재료를 손질하느라 분주했다. 주방은 빅마마 특유의 열정적인 활기로 가득했다.

"오늘 요리는 콩을 넣은 닭국이에요. 할머니부터 제 딸까지 4대째 내려오는 집안 보양식이랍니다. 할머니가 해주시던 닭국을 어머니가 해주셨고, 그 레시피를 제가 정리했어요. 원래 레시피에 콩과 배추를 넣어 영양과 맛을 더했죠. 닭과 콩을 함께 조리하면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이 합쳐져 필수아미노산이 더 풍부해지거든요."

맛깔나는 설명을 늘어놓던 빅마마는 숟가락을 들어 국의 간을 본다. 그러곤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3년 전 96세로 돌아가신 할머니는 그 시절 여고를 나온 신여성이었다. 손맛 좋던 할머니는 집에 놀러 온 손주들에게 항상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을 해주었다. 넉넉지 않은 살림이었지만, 그 사랑만큼은 예외 없었다.

"할머니 닭국은 일반 삼계탕과 차이가 있는데, 닭 껍질을 모두 벗긴 뒤 참기름을 넣은 달군 팬에 넣고 구워요. 닭 누린내를 없앨 수 있는데, 생각해 보면 할머니가 굉장히 과학적인 조리를 하셨던 것 같아요."

같은 음식, 또 다른 추억

대를 이어 오는 음식인 만큼 고준영 셰프 역시 '콩을 넣은 닭국'을 먹으며 자랐다. 닭 껍질을 벗겨 조리해 느끼하지 않고 담백했지만, 콩은 왠지 싫었다. 먹기 싫어서 한쪽 구석으로 몰래 치워 놓다가 엄마에게 혼나기 일쑤였다.

"하도 혼나서 제가 콩국수를 안 먹었어요, 엄마 때문에. 이제 컸으니까 먹는 거지.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양을 너무 많이 주셔서…. 맛은 있는데, 도저히 애가 먹을 수 있는 양이 아니에요. 엄청나게 많이 떠 주면서 밥 다 못 먹으면 학교 못 간다고 하시고."(웃음)

고준영 셰프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고자질하며 어린 시절을 추억한다. 듣고 있던 빅마마는 "국자 가져오라"며 역시 장난기 가득한 미소로 맞받아친다. 성격도 다르고, 행동도 다른 모녀지만 결국 같은 '요리'를 하게 되었다. 고준영 셰프는 한식, 빅마마는 양식에 관심이 많아 서로 크로스 오버가 쉬웠다. 빅마마는 둘의 관계를 모녀 사이를 넘어선 '동지'로 정의 내린다.

건강관리, 인풋과 아웃풋을 신경 쓰자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장아찌·효소 담그기, 텃밭 가꾸기도 소홀히 하지 않는, 빅마마의 에너지 넘치는 몸과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건강 관리법이 궁금했다.

"아버지는 사업차 출장 때문에 비행기를 자주 탔는데, 잔병치레 하나 없이 건강하셨어요. '체력은 타고나는 것'이라 믿었기 때문에 아버지가 건강하니 나도 건강할 것이라 생각했죠."

건강을 맹신하던 빅마마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며 과로를 일삼다가 작년에 뇌경색이 왔다. 그녀가 건강을 위해 생각하게 된 것은 인풋(Input)과 아웃풋(Output)이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배설하면 자연스레 건강해진다는 정설을 따르기로 한 것이다.

"어떤 한 가지 식재료가 명약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것은 어떻게 조화를 이뤄 먹느냐예요. 튀기고 볶는 조리법이 꼭 나쁜 걸까요? 저도 가끔 튀김을 먹지만, 그때는 꼭 레몬차를 곁들여요. 칼로리는 낮추고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는 거죠."

음식을 어떻게 조리하느냐도 중요하다며, 요즘은 효소 만드는 것에 빠져 있다고 말한다. 얼마 전에는 제철인 개복숭아뿐 아니라 겨우살이만 200kg의 효소를 담갔다며 연신 자랑을 늘어놓는다. 스튜디오 앞에 있는 텃밭에선 각종 쌈채가 초록 빛깔을 자랑하고, 장독대에선 효소가 기포를 일으키며 숙성되고 있다. 그녀는 작년에 건강상 이유로 다이어트를 감행했는데, 4개월 만에 13kg 감량에 성공했다. 하지만 날씬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옛날 모습 그대로 돌아왔다.

"꾸준히 운동하고 음식을 줄이니 살은 저절로 빠지더라고요. 하지만 멘탈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죠. 사람들은 빅마마 이혜정 하면 웃음 많고 열정적인 사람이라 생각하는데, 다이어트를 하다 보니 삶의 의욕이 없어지더라고요."

그는 다이어트를 포기하는 대신 즐겁게 먹고, 많이 웃고, 열심히 일하는 열정적인 삶을 택했다.

이미지

콩을 넣은 닭국

재료(4인분) 토종닭 1마리, 병아리콩 220g, 물 9컵, 알배추 잎 125g, 통마늘 45g, 파 흰 부분 30g, 말린 고추 8g, 통후추 2g, 청주 75mL, 소금 5g, 참기름 20g

만들기 1 닭은 껍질을 벗기고 기름을 제거해 손질한 뒤 4~8등분 한다. 칙피는 깨끗이 씻어 반나절 정도 불려 준비한다. 2 중간불에 달군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손질한 닭의 표면을 노릇하게 구운 뒤 청주를 뿌린다. 3 분량의 물과 통마늘, 말린 고추, 통후추, 불려 둔 칙피를 넣고 약한불에서 끓인다. 4 뽀얗게 국물이 우러나면 콩과 닭을 건진 뒤 육수를 한 번 체에 거른다. 5 ④의 육수에 건져 둔 콩과 닭, 사선으로 썰은 알배추를 넣고 다시 한 번 끓인다. 6 잘게 썬 파를 얹어 소금과 곁들여 낸다.

Her Cooking Tip

1 콩은 국산 콩보다 병아리콩이 좋다 여러 가지 국산 콩을 넣어서 요리해도 좋지만 닭국에는 담백한 맛이 더 강한 병아리콩이 어울린다. 우리 콩은 약간 거친 느낌이지만 병아리콩은 밤같이 파슬파슬한 맛이 있고, 훨씬 부드러워 먹기에 부담 없다.

2 닭 껍질을 벗기고 참기름에 구운 후 조리하자 닭 껍질을 벗기면 기름기가 줄어 칼로리가 낮아진다. 참기름에 구우면 닭 누린내를 제거할 수 있을 뿐더러 맛도 깊어진다.